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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먹구름..정부 민영화 계획 물거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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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먹구름..정부 민영화 계획 물거품되나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6.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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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연일 혼전양상을 거듭하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 및 산은금융지주의 연내 민영화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우리금융 민영화와 산은지주 상장(IPO, 기업공개)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유럽리스크 장기화로 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은행주 저평가 기조 등이 지속될 경우 연내 달성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매각작업과 산은지주 연내 상장 추진이 은행주 하락세와 국회 동의 지연 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말 현정부 들어 세 번째로 우리금융 매각 재추진 계획을 발표, 국내 금융지주사와 사모펀드(PEF) 등에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다. 또한 올해 10월까지 산은지주 상장을 완료해 민영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금융 주가가 낮아 정부가 내세웠던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라는 민영화 원칙을 달성하기 어렵고 산은지주가 연내 상장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밀려 관련안건이 언제 국회에서 논의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12조8천억원 중 현재 회수한 금액은 5조6천억원(44%). 나머지 7조2천억원을 모두 회수하려면 지분매각 대금 외에도 2조원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받아야 하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산은지주의 경우 전체적으로 은행주가 저평가 되어 있어 자산 가치를 높게 책정받기 어려운데다 상장 안건이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갈 경우 연내 상장은 물 건너갈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4월 4일 장중 14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18일에는 장중 9천78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11일에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호재로 작용해 전일대비(9일) 1.69% 오른 1천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KB금융지주(3만9천150원, 3.57%↑)와 신한금융지주(3만9천900원, 1.27%↑), 하나금융지주(3만8천350원, 2.54%↑), 기업은행(1만2천700원, 1.6%↑) 등 다른 은행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전문가들은 오는 17일 예정된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와 이달말 유럽은행의 자금확충 문제 등 중대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 유럽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재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경우 공적자금회수 극대화를 거두려면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현 주가에선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산은지주 상장도 아직까지 국회에 상정조차 안 돼 연내에 이뤄지기에는 힘들 것 같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 연구원은 "민영화나 상장을 하려면 가격을 높게 받아야 하는데 유럽문제로 금융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11일 은행주가 단기적 호재로 상승했지만 유럽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한동안 관망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구경회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정부의 민영화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유로존 문제로 갑자기 국내금리가 급등한다던지,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의 위기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부의 민영화 이슈와 상관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구 팀장은 "유로존 위기가 어느 정도 막판 국면에 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스페인 구제금융을 계기로 유럽문제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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