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와 영업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들이 국제 금융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로 등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가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통을 중심으로 국내외 경쟁력 제고 등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총 시즌을 맞은 증권사 최고경영자 인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국제 금융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CEO로 영입하고 있다.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대우증권은 김기범 전 메리츠증권 사장을 차기 CEO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범 전 메리츠증권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헝가리 법인 사장과 런던 법인 지사장, 국제본부장을 지낸 국제 금융전문가다.
앞서 7일 주총에서 연임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힌다. 유 사장은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에서 근무할 당시 하루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 5일 연임이 확정된 황성호 우리투증권 사장도 20여년 동안 세계 유수의 금융 회사에서 몸담았던 글로벌 금융통으로 꼽힌다. 그는 씨티은행 이사, 제일투자증권 대표이사 부사장, PCA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신 현대증권 사장과 이승국 동양증권 신임 대표도 해외사업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그룹내 대표적인 국제통인 김석 사장을 기용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미국계 금융사인 체이스맨해튼은행 재임시절 투자금융을 담당했고, 홍콩에서 아시아 지역 총 책임자를 역임했다.
증권가에서는 국제 금융에 정통한 CEO 영입을 두고 자본시장 활성화 및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정책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들이 국제통인 CEO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글로벌 IB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금융전문가를 내세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