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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수술 거부논란 '인공수정체' 뭐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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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수술 거부논란 '인공수정체' 뭐가 문제?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6.13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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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안과의사들이 정부의 포괄수가제에 반발해 백내장수술을 거부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된 저가 인공수정체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백내장 수술가격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면 검사비용을 줄이고 주요 수술재료인 인공수정체를 값싼 제품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인공수정체는 보통 10만원대가 사용되는데 정부가 강제로 포괄수가제를 몰아붙이면 부득이하게 5만원짜리 저질재료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5만원짜리 저가 인공수정체가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딱딱한 재질로 만들어어져 안구에 넣으려면 절개를 많이 해야 하고 나중에 이물감도 심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13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보험급여가 등재된 인공수정체는 상한금액(1안)이 최저 4만8천원에서 최고 18만3천원으로 다양하다. 가장 저렴한 제품은 경성인공수정체로 4만8천원에서 5만5천원 선이다.

그 뒤를 이어 연성 인공수정체가 9만5천원에서 13만6천원선이다. 여기에서 해상도 등을 더 끌어올린 연성 인공수정체(비구면렌즈)는 18만3천원대로 가장 비싸다.

경성 인공수정체는 한국알콘, 바슈롬싸우스아시아인크를 비롯해 13개 회사가 수입하고 있다. 이 제품은 재질이 딱딱해서 안구에 넣으려면 약 5.5~6mm정도 눈 부위를 절개해야 한다.

경성 인공수정체를 보완한 것이 연성 인공수정체다.

이 제품은 접어서 안구에 넣을 수 있고 주사로도 펼칠 수 있어 최소한으로 절개(약 2~3mm)하는 것이 특징이다. 48개 품목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업그레이드 제품인 연성 인공수정체(비구면렌즈)는 편안함보다 해상도에 초점을 둔 것으로 36개 품목에 보험급여가 등재됐다.

이외에도 비급여 항목으로 다초점에다 원근조절이 용이한 조절용 인공수정체가 있다.

조절용 인공수정체는 각막과 홍채 사이에 삽입해 사람의 수정체가 가진 조절성을 살린게 특징이다. 인공수정체로 인해 수축과 팽창이 되면서 원근조절이 되는 원리에 따라 불편함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가격이 보통 100만원은 넘는다.

관련업계에서는 젊은 사람이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남들보다 빨리 노안이 올 수 있어서, 애초에 노안 방지 및 근시교정 효과를 겸한 인공수정체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경우 인공수정체 가격이 못해도 100만원대는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포괄수가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수술비를 낮춰 전반적으로 의료비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백내장 수술비용의 70%는 건강보험공단이, 나머지는 비급여항목 등으로 환자가 부담한다. 7월1일부터 포괄수가제도를 선택에서 의무적으로 바꾸면서 환자부담금을 지금보다 25%(약 6만원) 줄이겠다는건 그만큼 비급여항목을 줄이라는 말이다.

대한안과의사회는 포괄수가제가 강제 적용될 경우 비용문제로 인해 저가 제품을 쓸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급여 인공수정체가 아닌 이상 백내장수술을 앞두고 얼마짜리, 어떤 제품을 눈에 넣을지 환자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

따라서 현재 13만원짜리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던 병원이 9만원짜리로, 더 내려가면 5만원짜리로 바꿔도 환자 입장에선 제품을 껴보기 전에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

박우형 대한안과의사회장은 "포괄수가제도를 강제 적용하면 결국 값싼 재료를 사용하고 검사 횟수도 줄이라는 소리밖에 안된다"며 "그렇게 되면 18만원짜리 인공수정체보다 훨씬 저렴한 5만원짜리로 바꾸는게 당연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업 의사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대한안과의사회에 동조하는 의사들도 상당수지만,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더라도 반드시 5만원짜리 제품을 써야 하는 건 아니라는 개업의들도 있다.

B안과 관계자는 "7월 첫 주는 미리 백내장 수술을 예약한 환자만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안과를 비롯해 일선 안과는 "매스컴을 통해 백내장수술 거부사태가 모든 안과에서 하기로 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편 인공수정체 시장은 현재 전량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알콘, 바슈롬 등이 인공수정체를 비롯해 안과용품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인공수정체는 지난 2010년 3천111만 달러어치가 수입됐다. 심장수술에 사용되는 스텐트(1위)가 1억476만달러로 가장 많이 수입된 의료기기였고, 인공수정체는 15위를 차지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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