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패션의류업체 한섬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대기업 인수에 따른 후광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섬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의 2분기 매출액은 1천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2.1% 감소가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유주연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마인, SJ 브랜드가 부진했지만 타임, 시스템옴므의 선전으로 매출은 전년수준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업이익률은 낮은 매출 증가율, 중단 브랜드의 세일 폭 확대 등으로 전년수준을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1분기에도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한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 줄었다. 순이익도 소폭 하락한 17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1천291억원으로 7.7%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한 뒤 두 분기 연속으로 실적부진을 이어감에 따라 당초 기대와 달리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별로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섬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정상가 판매율 하락과 재고 증가, 그리고 프로모션 비용 확대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매출의 10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수입 브랜드 3개가 3분기 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섬이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지방시, 셀린느, 발렌시아가 등 3개 브랜드가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올 3분기 중에 사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이들 3개 브랜드의 매출액은 지난해 약 4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8%를 차지했다.
주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말 2만원대 후반이던 한섬 주가는 현대백화점 시너지 기대효과로 지난 4월 중순 3만9천25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3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이번 달 들어서 하락세로 전환된 후 2만5천원까지 추락하며 하락 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 8일부터 하락세가 4거래일이나 지속되면서 이 기간 주가가 10.1% 떨어졌다.
14일 기준 한섬 주가는 전일대비 2.1%(550원)오른 2만6천800원에 장을 마감하며 현대백화점에 인수되기 1년 전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달 2일 한섬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함에 따라 상호 시너지 창출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패션 브랜드의 현지 시장조사와 정보수집을 통해 상품기획자를 발굴하고 거래조건을 협상하며 계약체결 단계에서 자문활동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유통망 확보, 마케팅 전략, 사후 계약관리 등 모든 과정에서 한섬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이 본격적으로 한섬 브랜드의 양적 질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올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홈쇼핑이 한섬 지분 34.6%를 4천200억원에 인수해 한섬은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