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섬유 유연제업체인 피죤이 지긋지긋한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이윤재 회장의 청부 폭행 사건의 여파를 채 극복하기도 전에 최근 이 회장의 횡령과 장녀 이주연 부회장의 금품로비 의혹이 불거져 회사 이미지가 또 다시 추락위기에 몰린 것.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회계장부 등을 압수했다. 또 검찰은 이 회장이 청부 폭행한 혐의로 수감됐던 구치소와 병실 등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달 이주연 피죤 부회장이 관할 세무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피죤은 지난해 청부 폭행사건을 겪으며 수십 년간 지켜온 섬유유연제 시장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의 샤프란에게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작년 피죤 매출액은 923억원으로 전년대비 35.8% 하락했다. 2008년 1천600억원, 2009년 1천655억원, 2010년 1천437억원에서 작년에는 1천억원 아래로 급감한 것.
반면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은 사상 최고 1천억원의 매출을 돌파해 승승장구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피죤은 전년대비 15.4%p 낮아진 28.6%로 1위에서 2위로 하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이 시장점유율 43.3%로 피죤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3월 한 대형마트가 내놓은 월간 매출실적 자료에서도 피죤의 추락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3월 한 달간 판매 점유율이 샤프란 43.7%, 다우니 24.8%, 쉐리 19.1%를 기록한 반면 피존은 8.2%에 그쳤다.
회사 이미지 악화가 곧장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피죤은 최근 인기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내세워 TV광고와 각종 이벤트를 펼치며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같은 노력이 결실을 보기도 전에 오너 일가의 횡령 및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피죤 측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뿐, 아무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그러나 오너 일가의 전횡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피죤은 지난해 청부 폭행 사건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은 폭력배에게 이은욱 피죤 전 대표이사의 청부 폭행을 지시하고 3억원을 준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정회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