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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금융당국 퇴직자 낙하산 처로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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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금융당국 퇴직자 낙하산 처로 전락하나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6.19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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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낙하산 인사'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사외이사나 감사 등에 금융당국 출신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3월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감독기관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금융감독원으로 바뀜에 따라 향후 금융당국과 농협금융간의 중재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를 물색하기 위한 시도로 비춰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등은 지주사 출범 전부터 금융당국 출신 인사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김태영 전 농협신용부문 대표 때부터 감지되어 왔다.

사실 농협중앙회 등은 지난해까지 농식품부 지휘 아래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고 필요시 금감원의 위탁감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사업구조개편(신용․경제사업 분리) 시행으로 올해부터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은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달 1일부터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에 대한 첫 종합검사에 착수,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전산사고와 관련 IT부문과 농협의 지배구조 투명성 등에 대해 검사를 벌이고 있다.

농협금융은 출범초기니 만큼 금융당국과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외부인사' 영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금감원 부원장 등을 지낸 이장영 한국금융연수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현재 이장영 씨는 농협금융 이사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장, 평가보상위원회 위원, 이사회운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농협은행과 농협생명보험도 각각 금감원 출신인 이용찬(전 금감원 비은행검사 2국장 및 상호금융서비스국장)씨와 이상덕(전 금감원 은행검사2국 부국장 및 보험검사1국 보험조사실장) 씨를 상근감사로 선임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촉발된 저축은행 부실․비리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금융회사 취업관행에 제동(퇴직 후 2년간 금지)이 걸렸지만 농협금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감원 출신 인사를 적극 영입하는 대담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금융당국 출신 인사 영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정부가 보조금 지원과 관련, 농협중앙회와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MOU)를 체결하면서 경영자율성 침해 논란과 이에 반발한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일고 있고 여기에 지주출범 100일 만에 신충식 회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외압설 내지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갈등설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관료출신 인사가 오르고 지주사 및 계열사의 사외이사와 감사 자리가 상당수 금융당국 인사들로 채워질 경우 농협금융이 임기말 금융당국 퇴직자들의 낙하산처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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