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북 관광사업 중단 이후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4년 동안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였던 현대건설 인수가 실패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4 이동통신사업에 발을 담그려다 황급히 뱃머리를 돌렸다.
최근 1천600억원을 들여 호텔사업에 진출하고, 뮬류사업 확대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2020년 매출 70조원 달성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규모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그룹이 신성장동력 사업 찾기에 적극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6월 말.
당시 현 회장은 90여 명의 그룹 임원을 모아 놓고 그룹이 발전할 수 있도록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그해 7월 금강산 관광객의 피격 사건으로 대북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대그룹은 미래 신성장동력 찾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문제는 이 사업을 총괄하던 현대아산이 2008년 이후 수차례 대북사업 재개 의지를 표명했지만 번번히 실패하면서 최근까지도 사업재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 대안으로 2008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경기 침체로 허덕이고 있다.
최근 북한이 현정은 회장에게 남측 관광객에 대한 신변보장을 약속했다고 알려졌으나 현대그룹 측은 "공식적으로 그런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남한에 금강산 관광길을 이미 열어줬다는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얘기다.
2010년 말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한 뒤 현대그룹은 통신업에 눈을 돌렸다.
현대그룹은 제4 이동통신사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투자키로 했으나, 얼마후 사업참여를 전면 철회했다. 사업을 타진한지 불과 3개월만의 결정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현 회장이 찾은 신성장동력은 물류업 확대와 관광사업 진출 등이다.
내년에 상장을 목표로 한 현대로지스틱스(구 현대로지엠)는 현대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으로 떠오른 종합물류회사다.
이 회사는 글로벌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올해 초 현대로지엠에서 현대로지스틱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중국과 독일에 현지법인을 두고 베트남, 인도, 영국, 미국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로지스틱스는 내달 중으로 경기도 오산에 축구장 28배에 달하는 복합물류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2019년까지 7년간 이 물류센터를 운영해 글로벌 종합물류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해운업 특성상 선주들과의 긴밀한 관계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광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 1천6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남산 반얀트리 호텔은 현 회장이 각별하게 관심을 갖고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반얀트리호텔이 삼성, 롯데 등 특급호텔들에 비해 규모가 작아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회장은 호텔인수 이후에도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현대그룹의 주요 5개사(현대상선.증권.엘리베이터.아산.로지스틱스)의 지난 사업연도 영업실적은 매출액 약 11조, 약 1천700억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때문에 현 회장이 오는 2020년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5조8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던 '비전2020'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현 회장의 고민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