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동규 씨는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또다시 거머쥐는 특혜를 누리면서 정권말 모피아 낙하산 인사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고 이사회에 추천했다. 이에 따라 신동규 회장내정자는 조만간 농협금융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새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농협금융 측은 "신동규 신임회장 후보는 정부출자 문제 등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강력한 추진력과 노조와의 협력을 이끌어 낼 원만한 인간관계를 겸비하고 있다"며 "특히 농협금융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회추위 위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 때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을 깨고 신동규 씨가 농협금융회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데 대해 금융계는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차기 농협금융회장 인선 과정에서 후보군이 모두 관료출신의 외부 인사였던 데다 신 내정자 역시 재무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 내정자는 경남 거제 출신의 대표적인 PK계(부산․경남) 인사로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기획관리실장, 금융정보분석원 초대 원장, 수출입은행장,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신 내정자처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등 특정인사가 여러 요직을 계속해서 맡는 데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신 내정자가 우여곡절 끝에 농협금융을 이끌 새 수장에 올랐지만 농협금융의 경영독립성과 지주사체제 안정, 노조와의 갈등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관료출신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해왔던 농협노조는 신 내정자의 회장 선임을 강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신 내정자는 은행연합회장 시절 금융노동자 임금 삭감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농협노조 측은 신 내정자의 출근저지 투쟁을 비롯해 금융노조, 민주당 등과 연대해 강력대응 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농협금융 내부갈등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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