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조 측은 신 회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중단한 것과 별개로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체결한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MOU) 철회 관련 총파업을 내달 30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동규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취임식을 갖고 농협금융 수장으로서 본격행보에 나선다. 신 회장은 농협 현황 및 실무파악을 위해 업무보고를 들을 예정이다.
신 회장은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 막혀 난항을 겪었으나 출근 첫날인 지난 26일 노조사무실을 직접 찾아 허권 노조위원장 등과 면담을 갖고 농협 경영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노조 측은 신 회장에게 "농협의 자율성 회복과 정부와의 MOU체결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뜻을 같이해 달라"며 "금융지주와 계열사의 경영자율성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신 회장은 "정부든 누구든 부당한 경영간섭은 결코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며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에 불이익이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신 회장과 노조 측은 향후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기로 합의하면서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신 회장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의혹과 관치 및 외압 우려 등 여전히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농협중앙회 노조 관계자는 "MOU 철회와 고용안정 등에 대해 노조와 의견을 같이 해줄 것을 요구했고 신 회장도 공감을 한만큼 향후 실천의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OU 철회에 대해 농협중앙회나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아직까지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총파업은 예정대로 금융노조 등과 연대해 7월말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정부 등의 외압이나 경영간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인 신 회장이 내년 정권이 교체됐을 때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내부출신 인사였던 신충식 초대 회장이 지주출범 100일 만에 돌연 사퇴한 후 차기회장 선임과정에서 유력후보였던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을 물리치고 막판에 신 회장이 선임된 배경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다.
신 회장은 재무관료 출신에 PK계(부산․경남 출신) 인사다. 특히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농협금융지주 회장직까지 오르며 변함없는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TK(대구․경북)․PK 등 범영남권 모피아(옛 재무관료 출신)들의 금융계 낙하산 잡음이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임기말 또 다시 신동규 씨를 농협금융 수장에 선임한 것은 'MB정부 최악의 금융인사'"라는 혹평을 쏟아냈다.
신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낙하산 논란'을 불식하고 노조와의 관계정상화, 정권교체시마다 계속되는 외압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농협금융은 출범 초기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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