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 후 자산건전성 작업과 기존 여․수신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역마진 문제 등으로 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얼마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또 금융지주사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계열저축은행 몰아주기'나 일반 저축은행들의 영업 위축 등도 우려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솔로몬, 토마토, 제일 등 저축은행들이 부실로 잇따라 무너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참여가 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을, KB금융은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 신한금융은 신한저축은행(옛 토마토저축은행), 하나금융은 하나저축은행(옛 에이스․제일2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 BS금융지주는 BS저축은행(옛 프라임 파랑새)을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가 진행 중인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 등 4개 저축은행 매각과 관련, 우리금융(솔로몬·미래)과 하나금융(솔로몬·한국)이 추가 인수에 나섰고, KDB금융지주(한국)와 기업은행(미래)도 각각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해 자산실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이 매각에 들어가면서 관련자회사들도 모회사와 함께 매각 또는 자체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부산솔로몬과 호남솔로몬저축은행을, 한국저축은행은 영남저축은행과 진흥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사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발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은행들의 저축은행 인수 참여를 독려해왔다. 그 일환으로 '은행-저축은행간 연계대출'을 7월 중에 본격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세부방안을 마련, 공표하면 금융지주 계열의 은행과 저축은행은 업무위탁을 체결해 은행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안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은행이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직접 취급(대출승인 등)할 순 없지만 금융지주사들은 그룹전체적인 고객관리와 시너지 측면에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연계대출과 관련해 아직 세부방안이 나오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며 "현재 자산건정성 작업을 비롯해 추가 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자산실사에 매진하고 있어 대출상품 개발 등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계대출 허용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영업비중을 전국단위가 아닌 서울(50%)과 지방(50%)으로 나눠 획일적으로 적용, 제한한 부분은 개선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연계대출 시행에 앞서 영세자영업자나 대학생 등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해 저금리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달 서울․인천지역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상품인 '하나도우미론'을 출시해 대출금리 평균 연 18%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하나캠퍼스론'은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고정금리 연19%를 적용, 최대 200만원까지 3년간 매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회의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금융지주사들이 금융당국의 인수압박에 마지못해 부실을 떠안으면서 건전성 등이 우려되고 있는데다 금융지주사 쏠림현상에 따른 독과점 문제, 계열사 몰아주기, 일반저축은행의 영업 위축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지역을 기반으로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지주계열의 은행-저축은행간 연계대출이 이뤄진다고 해서 일반 저축은행들이 크게 손실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저축은행 고객 특성상 예․적금 이율이 높거나 대출금리가 낮은 데로 몰린다는 점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 등으로 주요 대형저축은행들이 무너졌고 살아남은 저축은행들도 여전히 부실 위험을 안고 있어 금융지주사들의 입김이 세진 게 사실"이라며 "향후 저축은행 업계 판도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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