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파업 위기를 맞으면서 하반기 힘겨운 행보를 예고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등 주요 업체들은 신차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시장에서 고전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수입차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신차를 쏟아내며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대조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통과시킴으로써 파업을 결의했다.
올해 강성 집행부가 들어선 데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7월 경고성 파업과 민주노총의 8월 총파업 일정까지 맞물려 현대차는 4년 연속 무파업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기아차 노조 역시 기본급 인상, 주간연속 2교대제 및 노동시간 단축 등의 사안에서 사측과 입장을 좁히지 못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미 임금단체협상 결렬로 완성차 업계 최초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킨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해외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에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다지만 내수 판매가 줄어들어 일말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이라 파업여부에 긴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해외에서 185만1천899대를 팔아 전년 대비 15.1%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기아차는 115만7천5대로 16.4% 성장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판매는 각각 4.7%와 3.7% 감소하는 바람에 울상을 지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6월 1만대가 팔리며 SUV 최초로 국내 월 판매 1위를 차지한 신형 싼타페가 지난 달 노조의 특근 거부로 단 6천여대 밖에 생산되지 못했던 점을 거론하며 노조의 파업결의에 우려를 표했다.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한국지엠도 5년 만의 파업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4%가 찬성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여서 파업 가능성에 어느 때보다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상반기 7만1천506대를 팔아 전년 대비 3.5% 성장을 기록했지만 파업이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애를 태우는 중이다.
국산차 업체들이 파업 위기 속에 하반기를 맞은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로 시장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국산차 판매가 6% 감소한 반면, 수입차 판매는 21%나 증가하며 내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상반기 신차와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총 50여종의 차를 쏟아낸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폭스바겐 파사트,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국산 중형 볼륨 차량을 타깃으로 한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신차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포함해 총 30여종의 차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국산차는 하반기에 눈에 띄는 신차가 없는 상황이라 수입차 판매는 하반기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파업사태까지 겹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반기 내수시장에서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