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체인 SK C&C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SK그룹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매출 1, 2위 기업이 배제된 채 3위인 SK C&C가 조사대상이 된 이유가 석연치 않고, 내부거래 비율도 다른 기업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0일 마이경제뉴스팀이 국내 주요 SI업체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1년 SK C&C의 내부거래액은 총 1조598억5천400만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65.5%로 나타났다.
상위 8개 업체의 내부거래비율 평균 73.5%를 밑도는 수치다. 특히 상위 8개 업체 가운데 내부거래비율이 SK C&C 보다 낮은 곳은 LG CNS와 한화 S&C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대기업 계열의 SI업체 가운데 SK C&C가 계열사의 부당지원을 많이 받은 편이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 1위 업체인 삼성 SDS는 내부거래액이 SK C&C의 3배나 되고 내부거래비율도 73.8%로 평균을 웃돌고 있다. 매출을 거의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는 KT DS(99.7%)와 현대 오토에버(89%)도 부당지원 조사를 피했다.
공정위가 통상 매출액 1위 업체를 조사하는 관례에 비춰 업계 3위이자 내부거래비율도 낮은 편인 SK C&C를 과녁으로 했다는데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부당 지원행위 조사는 매출이 아니라 총수 일가 지분이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다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 지원행위는 매출이 아니라 총수 일가 지분이 훨씬 중요한 지표”라면서 “이외에 영업이익증가율, 내부거래 등 다양한 지표를 감안해 가장 혐의가 높은 업체를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SI업체에 대한 오너일가의 총 지분율도 절대적인 기준이 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10대 SI기업 중에서 최대주주 지분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 S&C로 김승연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동원·동선씨 등이 전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SK C&C는 48.5%(최태원 38%, 최기원 10.5%)로 과반지분에 미치지 못했다.
이밖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지분 20.1%를 보유했고 삼성 SDS는 오너일가가 총 17.2%(이재용 8.8%, 이부진 4.2%, 이서현 4.2%)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15%(신동주 4%, 신동빈 7.5%, 신영자 3.5%)를 보유 한 것으로 나타났다.
SK 관계자는 “SK C&C는 상위 10개 SI업체중 오너 지분율이 가장 높은 것도 아니고, 내부거래 규모도 상위 2개 업체에 훨씬 못 미친다"며 “왜 상위 2개 업체는 조사 하지 않고 SK C&C가 표적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8일 SK C&C에 대한 부당지원을 이유로 SK 계열사 7곳에 약 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SK텔레콤 249억8천700만원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 36억7천8백만원, SK네트웍스 20억2천만원, SK마케팅앤컴퍼니 13억4천5백만원, SK건설 9억5천500만원, SK에너지 9억5백만원, SK증권 7억7천1백만원이다.
[마이경제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강병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