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노사 모두 세부내용에 대해 언급을 꺼렸지만 지난해 도입한 성과향상프로그램을 놓고 노사갈등이 적지 않았던 데다 직원의 유서에서 '실적 압박에 의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점에서 PIP 운용 문제와 평가방법 개선 등이 논의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SC은행의 '성과주의' 강행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면서 지난 2월 2010/2011년 임금단체협상에서 합의했던 성과급제 도입과 후선발령준칙 개정에 대한 TFT 구성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 노사는 근로환경개선에 대한 협의를 이달 말까지 끝낼 계획이다. 노사는 현안이 민감하다는 이유로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SC은행 관계자는 "근로환경개선과 관련해 TFT가 운영 중인데 논의가 끝나지 않아 밝히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달 안까지 협의를 끝낼 계획"이라며 "세부내용은 협상이 끝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TFT 구성 배경에 대해 "지난달 발생한 직원 사망사건으로 성과중심의 업무환경에 대한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일단 이 문제부터 논의키로 한 것"이라며 "성과급제 도입 문제 등은 사측에서도 아직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문제가 된 '성과향상프로그램'은 SC은행이 2008년 도입 후 지난해말 '징계준칙안'을 일부 수정해 그 근거를 마련하면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6개월마다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SC은행이 지난 2월 영업 실적이 저조한 600명의 직원들에게 '주의' 또는 '경고' 조치를 내리면서 노조 측과 갈등을 빚었다.
더구나 지난달 18일 SC은행 서울 모지점에서 근무하던 중소기업 영업담당(RM) 부장 조모(49) 씨가 실적 압박에 따른 괴로움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아파트 16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SC은행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성과주의' 경영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C은행 노사는 지난 2월 29일 임단협을 타결 짓고 기존 호봉제는 유지하는 대신 팀별성과급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후선발령준칙을 전직원으로 확대하는 사안에 대해 향후 TFT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었다.
당초 사측은 2012년 임단협 전에는 협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SC은행 관계자는 "지난 2월 임단협에서 합의된 내용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TFT 출범을 못했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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