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인사(임직원 인사 하루 만에 실시) 단행' '국민MC 송해 TV광고' '임기 내 중소기업 대출금리 한 자릿수 인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 50년 역사상 '첫 내부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이점을 살려 과감한 혁신과 모험을 시도하며 기업은행의 변화는 물론, 금융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취임 1년 7개월째를 맞고 있는 조준희 행장이 매번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 행장은 취임 초기부터 지연․학연․혈연 등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업무능력을 중시한 인사원칙을 강조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금융권 최초로 임원급부터 계약직 직원까지 아우르는 1910명 대한 인사를 단 하루 만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이달 12일 하반기 인사에서도 1600여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두 번째 '원샷 인사' 단행했다.
인사철마다 반복되는 영업 공백을 최소화한 것으로 내부 직원들도 적극 반기고 있다. 또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열린 인사' 원칙도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운전기사와 배관공을 거쳐 부지점장으로 발탁됐던 이철희 소장이 출장소 수신기반을 일반 지점수준까지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아 6개월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도 청원경찰 출신 직원이 4급 과장에 발탁되고 용역경비원 출신 창구텔러가 정규직으로 전환돼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인사시스템 개혁은 조 행장이 인사부 행원과 인사담당 임원을 지내면서 느꼈던 문제점을 과감히 혁신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조 행장은 올해 초 80대 방송인 송해(86) 씨를 TV광고 모델로 전격 기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광고 내용도 'IBK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그리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
기업은행이 향후 ‘100년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만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으로 인식을 제고하는게 급선무라는 판단때문이다.
유명연예인을 내세운 여타의 상업광고와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전국노래자랑' 장수MC 송해 씨의 친숙한 이미지는 60대 이상 노년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모았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지난 4월부터는 송해 씨와 아역배우 김유빈(8)양을 모델로 한 '송해 TV광고 후속편'을 통해 젊은 층 고객확보에 주력했다.
7월 12일 현재 송해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들어온 순수 예․적금규모는 272건, 1226억원으로 전 세대에 걸쳐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6월말 현재 개인고객 수도 1110만3천명을 기록하며 '2015년까지 1500만 달성' 목표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행장은 개인고객 확보와 함께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임기 내에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 자리수로 낮추겠다"고 공언, 지난해부터 금리인하와 송금수수료 면제 등 파격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중소기업 연체금리를 최고 18%에서 13%로 내렸고 올해 초에는 중소기업 일반대출 금리를 17%에서 12%로 낮췄다.
또한 내달 1일부터는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12%에서 10.5%로 내리고 연체대출의 최고금리도 13%에서 12%로 1%포인트 낮출 방침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연14∼21%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역마진, 시장교란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조 행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비올 때 중소기업의 우산을 뺏지 않겠다"는 경영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6월말 현재 거래 중소기업은 90만개로 총대출금액(외화 포함) 128조원 중 중기대출이 103조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원화를 기준으로 전체은행권의 중기대출은 446조원, 이중 기업은행은 22.17%에 해당하는 98조9천억원을 보이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조 행장이 남다른 경영전략으로 탈국책은행 변신을 시도 중인 가운데 올해에도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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