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따르면 롯데피에스넷은 2008년 10월 CD기 위주에서 ATM기 위주로의 사업모델 변경·확대 계획과 함께 ATM기 제조사로 네오아이씨피(구 네오테크)가 가장 적합하다고 롯데그룹측 최고 경영진에 보고했다.
그러나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이었던 신동빈 회장이 롯데기공을 거래 중간에 끼워넣을 것을 지시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롯데기공은 당시 공사관련 채권의 회수지연 등으로 유동성이 크게 악화됐고, 단기차입금이 과다해져 부채비율이 5천366%(산업평균은 469%)에 이르는 등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간접구매 방식을 통해 보일러 전문 제작업체인 롯데기공은 ATM사업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위험부담 없이 중간이윤을 챙길 수 있었다.
실제로 롯데기공은 2008년 881억원의 당기순손실에서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는 등 재무구조가 현저히 개선됐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롯데피에스넷은 2009년 9월부터 지난 7월 현재까지 707억원 상당의 ATM기를 롯데기공을 통해 구매했다. 롯데기공은 이 거래를 통해 모두 41억5천100만원의 매출차익을 실현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별다른 역할이 없는 계열회사를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챙기게 해 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첫 사례“라며 "통행세 관행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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