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매서운 칼을 빼 든 가운데 시스템통합(SI)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고질적인 일감몰아주기 업종으로 주목받아온 만큼 그룹 외부 혹은 해외진출을 통해 거래선을 다각화하는 것이 화급한 사안이다.
1일 SI업계에 따르면 '빅 3'인 삼성SDS, 엘지CNS, SK C&C는 모두 2013년 목표를 글로벌 사업 확대로 정하고 해외진출을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그동안 지탄받던 내부거래 비율을 낮춤과 함께 국제 경쟁력을 키워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SDS는 2013년 해외매출 목표를 40% 늘려 잡았다. 해외에서만 2조 가까운 매출을 올리겠다는 야심이다.
이미 베트남, 몽골, 인도, 중국 등에 진출했고 글로벌 사업본부를 국외총괄로 만들어 미주총괄, 중국-아시아 총괄, 유럽-중동 총괄 등으로 세분화해 세부 계획을 다듬고 있다.
엘지CNS 역시 최근 불가리아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가동한데 이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4천500억원 대의 교통 시스템 사업을 수주하는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는 작년 몽골 국가등록정보 완비사업을 수주하는등 공격적 해외 진출로 해외매출 1천억 원을 달성했다. 매년 20% 이상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개정으로 대기업 SI의 공공부문 발주가 제한된 만큼 그동안 쌓았던 공공 시스템 영역의 기술을 해외로 돌려야 하는 필연성도 갖춘 셈이다.
실제 최근의 분위기는 SI업계에게는 최악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일감 몰아주기’를 이유로 SK C&C에 3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이어 최근 생명보험업계 9개 사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내부거래에 대해 인정사정없이 칼을 빼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의 주요 공약으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실질적 제재’를 내놓은 만큼 내부거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 SI업계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내부거래 비율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대까지 치솟는 재벌그룹 SI사들을 놔두고 다른 산업의 내부거래를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I업계의 내부거래가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은 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을 확보하고 그룹의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실적쌓기나 경영권 승계의 발판이 되고 있는 점 때문이다.
실제 삼성SDS는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가 약 17%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공정위의 처벌을 한 차례 받은 바 있는 SK C&C는 최태원 회장이 38%,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10.5%를 갖고 있다. 한화SNC의 경우는 아예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중이다.
그렇다고 SI업계가 내부거래 비중을 단시간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정보보안을 이유로 외부 SI업체와의 계약을 꺼리기 때문이다.
SI업체들은 ‘애초에 내부거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지만 체질개선없이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른 셈이다.
결국 공정위의 칼날을 피하고 사회적 눈총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가 해외 진출인 셈이다. SI업계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