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부동산 경기침체가 4년 넘게 지속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체력고갈이 심해 일부 업체는 법정관리 대상에 곧 포함될 것이란 흉흉한 루머도 돌고 있다.
중견건설사 대부분의 자금조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고, 건설업 전반에 걸쳐 자금경색이 심각한 상태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자금순환이 올해도 원활치 않을 경우 흑자도산도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이하 8개 건설사의 만기 회사채 규모가 평균 2천500억원에 달했다. 또 4천680억원의 회사채가 몰린 9월이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건설사별로는 두산건설이 1월과 4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걸쳐 6천106억원을 상환해야 해 규모가 가장 컸다. 뒤이어 한화건설(4천215억원)과 코오롱글로벌(3천496억원), 한진중공업(3천억원), 동부건설(2천496억원), 한라건설(1천700억원), 계룡건설(1천200억원) 순으로 많았다. 반면 한신공영은 1월 만기가 도래했던 1천480억원을 보유자금으로 모두 상환해 올해 연말까지 550억원만 남아 가장 작았다.
월별로는 ▲2월 2천700억원 ▲3월 2천100억원 ▲4월 649억원 ▲5월 2천374억원 ▲6월 800억원 ▲7월 2천178억원 ▲8월 2천2억원 ▲9월 4천6800억원 ▲10월 1천696억원 ▲11월 400억원 ▲12월 2천11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대다수 중견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악착같이 늘렸던 보유현금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3월 이후 회사채 시장이 좋아지면 차환발행으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2월과 3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349억원은 보유현금으로 해결할 계획을 세웠다”며 “회사채 시장이 좋아지면 차환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도 “현재 1천800억원 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상반기에 도래하는 회사채는 충분히 상환하고도 남는다”며 “지난해에도 2천400억원 가량 차환발행으로 좋은 성과를 올린 바 있어 시장상황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진중공업과 한신공영 역시 현재 현금을 각각 7천100억원과 1천500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파고를 잘 넘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건설은 차환발행을 통해 숨통을 틔울 계획이며, 한라건설은 자산매각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건설업의 장기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외부자금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아 회사채 발행금리가 신용등급이 동일한 회사채 유통금리보다 많게는 2%가량 높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1일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를 접수한 두산건설의 경우 만기별 회사채 발행금리를 ▲1년 7.2% ▲1년6개월 7.6% ▲2년 8%로 각각 확정한 반면 신용등급이 동일한 회사채 유통금리는 ▲1년 5.17% ▲1년6개월 5.65% ▲2년 6.10%에 각각 거래됐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리스크를 크게 느껴 발행금리를 높여야 매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금리라도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곳은 그룹사의 후광이 있기에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9월 ‘웅진 쇼크’ 이후 신용등급 A-이상 건설사만 현재 회사채 발행이 가능할 만큼 시장이 쪼그라든 상태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하다 평가받는 GS건설의 회사채도 실망스런 수요예측 결과가 나왔는데, 중견건설사는 어떻겠냐”며 “건설업 회사채에 대한 시장분위기 자체가 금리인상 등의 고육책을 내놔도 추이를 지켜보자는 식으로 흘러가는 등 완전 찬밥신세”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등급평가 기관들 역시 중견건설사의 채무이행을 유심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
한 신용등급평가 관계자는 “현재 채무이행이 어려워보이는 3~4개 건설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상환능력이 신용등급을 좌지우지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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