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오픈마켓, 물건 배달 안돼도 자동 '구매확정' 황당
상태바
오픈마켓, 물건 배달 안돼도 자동 '구매확정' 황당
실제 배송과 상관 없이 판매자에 대금 지급 후 환불 모르쇠
  • 민경화 기자 mgirl18@csnews.co.kr
  • 승인 2013.02.20 0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픈마켓의 '구매확정'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등 주요 오픈마켓들은  제품을 판매한 후  일정 기간 이후 판매대금을 판매자에게 넘겨주는 ‘구매확정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물건수령 후 소비자가 구매확정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매자들이 이를 누락할 경우 일정기간을 정해 그 이후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것.

문제는 일부 오픈마켓의 운영 방식이다. 구매자의 수취여부와 관계 없이 발송 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자동구매확정이 이뤄져 이에 따른 폐단이 속출하고 있는 것. 

설명절 등 특수시간 동안 택배서비스 지연으로 배송이 늦어져 실제 제품을 받지 못하거나 분실된 상황에서도 '구매확정'으로 판매자에게 물건 값이 지급되고 이후 반품, 취소가 불가능하게 된다.

특히 택배업체들이 실제 배송여부와 관계 없이 편의상 일괄 배송완료 (관련기사 = 요지경 택배..수하물 분실돼도 떡하니 '배송완료') 처리하는 사례 역시 빈번해 시스템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2012년 한해 오픈마켓 4개 업체의 배송지연 관련 피해구제 건 조사 결과, 옥션이 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1번가 55건, G마켓 45건, 인터파크는 17건으로 집계됐다.

피해 소비자들은 "구매확정 서비스는 판매대금을 판매자에게 넘겨주는 명목일 뿐 배송지연이나 변수가 생길 경우에 대한 대안이 없어 소비자에게 어떤 잇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 물건 구경도 못했는데 멋대로 ‘구매확정'후 환불 거부 

20일 대구 북구 침산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일 인터파크에서 자동차 후방카메라를 구입했다.

다음날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중’인 것을 확인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며칠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택배업체로 직접 배송조회를 해보자 어의없게도 운송장 번호조차 접수되지 있지 않았다고.

수십번 전화를 해도 고객센터는 불통이었고 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이었다고.

주문한 지 6일이 지나 가까스로 판매자와 연락이 닿아 “늦어도 이틀 뒤에는 배송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고.

감감무소식인 오픈마켓과 판매자 탓에 2주가량 진을 뺀 김 씨는 주문 취소를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구경도 못해본 제품이 이미 ‘구매확정’처리돼 있었던 것.

‘발송완료후 11일 만에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되며 확정후 교환,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확인한 김 씨는  업체의 막무가내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씨는 “오픈마켓 고객센터 측이 답변조차 없어 판매자와 직접 연락해야 했다”며 “배송지연은 간과하고 무조건 11일만에 ‘구매확정’으로 처리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무조건 교환, 환불 불가라니 이런 횡포가 어딨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 관계자는 “판매자가 송장번호를 등록하면 그날로부터 11일후 자동 구매확정이 되는 시스템인데 이번 건은 판매자가 재고확인 없이 송장번호를 먼저 등록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일반적으로 구매확정 후 환불이 불가능하지만 판매자 과실이 명백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할 경우 환불처리 하겠다”고 답했다.

◆ 해외배송 중 사라진 제품, 경위 파악 외면한 채 구매확정만 

충북 청원군 감외면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13일 11번가를 통해 ‘전세계 배송관(해외배송 서비스)’을 확인하고  필리핀에 사는 친구에게 보내기 위해 라면 40봉지를 주문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친구가 라면을 받지 못했다고 해 11번가로 문의하자 “현재 필리핀에 도착한 상태로 곧 배송될 예정이니 기다리라”고 안내했다고.

하지만 한달이 넘도록 여전히 라면은 배송되지 않았고 상황파악을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한 이 씨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배송되지 않은 상품이 ‘구매확정’으로 변경돼 있었던 것. 홈페이지 상에 '배송시작일로부터 21일 경과후 자동으로 구매확정으로 변경되며 확정후 반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확인하곤 망연자실한 이 씨.

고객센터로 수하물 추적을 요청하자 "국내 통관을 벗어난 물건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며 "택배사를 통해 직접 경위를 파악하라"는 무책임한 대답이 전부였다고.

이 씨는 “국내 공항 통관 이후의 상황은 책임이 없어 고객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면 굳이 ‘전세계 배송관’을 이용할 이유가 없었다”며 “수취인의 수령 확인도 없이 구매확정으로 처리하면 물건이 분실돼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 어디서 구제받아야 하는 거냐”며 분을 참지 못했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 '배송'아닌 '발송'기준의 시스템, 누구를 위한 규정?

구매확정시스템은 전자거래금융약관상 결제대금을 예치하도록 하는 약관을 따르고 있다.

결제대금예치서비스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제3자가 상거래를 중개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로 오픈마켓이 소비자가 지급하는 결제대금을 예치하고 배송이 완료된 후 회사가 정한 기일내에 재화 또는 용역의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오픈마켓별로 살펴보면 옥션과 G마켓은 '배송완료'를 기준으로 8일차에 자동 구매결정이 되며 7일까지 반품이 가능하다.

11번가는 '배송완료'일로부터 8일차에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이뤄지며 배송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상품은 배송시작일로부터 21일 경과 후 자동으로 확정된다.

인터파크는 '발송완료'일로부터 11일, 16일차에 자동으로 구매확정 처리된다. 택배사를 통해 배송조회되는 경우는 11일, 제작하는 상품이나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경우는 16일차로 구분을 두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문제는 G마켓을 제외한 인터파크와 11번가는 ‘발송완료’를 기준으로 11일에서 최대 21일후에 자동확정이 되도록 운영되고 있는 것. 따라서 배송 지연이나 분실, 판매자가 발송체크만 하고 배송을 누락하는 등의 실수로 물건을 수령하지도 못한 상태에서도 물품 대금은 결제가 되고 반품, 취소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배송지연 등 취소사유가 명확하다면 자동구매확정 후라도 판매자와 협의하에 반품, 취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배송의 경우 국내 통관이후의 책임을 묻지 못해 ‘배송완료’처리된 후 현지에서 물건이 분실된 경우 구제받을 길이 막막한 상황.

오픈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빠른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약관에 따른 결제대금 예치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자율적으로 구매확정을 한 고객에 한해 상품평 작성시 마일리지 적립 등 혜택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민경화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