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씩이나 화재가 발생한 의류 건조기의 환불 요구를 거절 당한 소비자가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제조사 측은 제품의 특성상 주의사항을 엄수해야 함에도 소비자가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입장이다.
22일 대전 서구에서 대형 미용실을 운영 중인 김 모(남)씨는 지난 2008년 말 월풀 사의 의류 건조기를 200만원이 넘는 금액에 구입했다. 100평이 넘는 미용실에서 매일 쏟아져나오는 세탁물량이 엄청 나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구입키로 한 것.
별탈 없이 이용해오다 지난 2011년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작동중이던 건조기 내부에서 갑자기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 것. 더욱이 불에 잘 타는 수건 등이 담겨 있다보니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고 세탁실 내부를 대부분 태우고 나서야 비로소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고.
오피스텔 건물에 환기구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통로도 좁아 인명피해로 까지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당시 제조사 측에서 건조기 무상 교체 및 화재에 대한 물질적 보상을 제시했지만 기기를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고.
하지만 이달 초 똑같은 화재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 다행히 조기 진압으로 이전과 같은 피해를 발생하지 않았다고.
2011년 화재의 원인이 '의류'였던 것에 반해 이번 사고의 원인은 건조기 바닥에 있는 먼지인 것으로 진단됐다.바닥에 있는 먼지에 불꽃이 튀는 바람에 불이 붙어 화재가 시작됐다는 것.
건조기 곳곳에 화재 흔적이 남은 데다 2번씩이나 화재가 발생한 제품을 더 이상 믿고 사용할 수 없었던 김 씨는 교체가 아닌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AS센터 측은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은 이용자 과실이라며 환불을 거부하로 있는 상태.
김 씨는 "매장 규모가 큰 만큼 오가는 손님들이 많아 다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사고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이전 화재 때문에 항상 겁이 났는데 더 이상은 불안에 떨며 건조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풀 수입 판매를 담당하는 일렉트롬 관계자는 "사용설명서 상에 '가스식 건조기'는 화재 예방 차원에서 건조기 바닥과 제품 주위의 먼지를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1차 화재 이후 주의사항을 이용자에게 구두 안내했다"며 "이용자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현상으로 제품 하자가 아니라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1차 화재 이후 기기 교환은 '도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현재 제품은 부품 수리 및 교체만으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게자는 "품질보증기간이 지났지만 수리비 할인 등으로 혜택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 씨는 "첫 사고 때와 회사 측 대처 방식이 판이하게 달라 당황스럽다. 화재가 날까봐 매번 먼지 한톨 없이 건조기 주위를 쓸고 닦아야 한다는 소리냐"며 기막해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