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KT, LG U+ 등 통신 3사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기 위한 조처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영업정지'란 옐로카드를 내밀었지만, 그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지기간 동안 통신 3사는 오히려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며 경쟁사 고객 끌어오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방통위의 의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영업정지 전 최대 40~50만원이라고 알려졌던 통신사들의 휴대폰 보조금은 영업정지 마지막 순서인 KT의 영업정지 기간이 시작된 22일에는 80만원에서 100만원에 육박했다.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페널티를 주기 위해 내린 영업정지 처분이 오히려 통신3사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한 업체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나머지 2개사는 이탈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해 엄청난 보조금을 투하했다. 출시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옵티머스 G 등의 최신 스마트폰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방통위가 돌아가면서 한 사람의 발을 묶으면 나머지 2명이 몰매를 때리는 식이다. 결국 돌아가면서 한 번씩은 얻어맞아야 하니 특별히 손해볼 것이 없다.
통신사들은 다수 고객들이 이탈했다며 엄살을 부리지만, 결국 영업정지 기간이 모두 끝나고 나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게 된다. 오히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당한 기간 동안은 내부고객을 지키는 데만 열중하며 마케팅비를 줄일 수 있어서 오히려 이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LG U+는 24일간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14만여 명의 고객을 잃었다. 하지만 SKT의 정지기간 동안 18만여 명을 되찾아 이미 본전을 넘어선 상태다.
KT는 LG U+와 SKT의 정지기간 동안 21만여 명을 모았고, 이제 이 숫자를 지키는 게 목표다.
상대적으로 많은 34만 명을 잃은 SKT도 크게 손해본 것은 없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기존고객들을 ‘착한기변’ 등의 정책으로 우대하면서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죄를 지은 통신 3사 중 누구도, 처벌은 받았으되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피해를 본 것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보조금 정책에 놀아난 소비자뿐이다.
방통위는 3사 합해 66일에 달하는 영업정지조치를 내리면서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구입해 불이익을 받던 소비자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불법 보조금 지급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한 영업정지 조치만으로는 작금의 보조금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높은 기기값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보조금만 제한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보조금 문제는 제조사의 고질적인 '출고가 부풀리기'에 원인이 있다”며 “통신사보다는 제조사에 대한 제재가 필요한데 눈 앞의 현상만 보고 통신사에만 제재를 가하는 게 합리적인지 묻고 싶다”고 억울해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