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부회장 권오현)가 경영난에 빠진 일본 전자업체 샤프에 104억엔(한화 약 1천200억원)을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TV 대형화 추세에 따라 LCD 패널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101.6cm(40인치) 이상 패널의 상당수를 샤프와 대만,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6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재팬(SEJ)'을 통해 샤프의 신주 3%를 취득하는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샤프는 삼성전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주력인 LCD 패널 사업 강화에 활용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으로 샤프의 지분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 배경에 대해 신규 투자 없이 LCD 패널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선 다변화 차원에서 샤프와의 협력관계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은 이번 제휴 성사로 삼성전자는 그룹 계열사 지분을 포함할 경우 샤프의 5대 주주로 부상하게 되며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최상위 주주가 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는 협력관계 강화 목적의 투자인 만큼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일본 카메야마(8세대), 사카이(10세대) 등에서 LCD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리미엄급 중소형 LCD는 물론 60∼70인치대 대형 LCD 패널까지 생산하고 있다.

현재 샤프는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의 제휴로 악화된 재무기반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액정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프는 작년 3월 훙하이로부터 669억엔 규모(지분의 9.9%)의 출자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그 뒤 구체적인 출자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훙하이의 출자기한은 26일이다. 지난해에는 약 4천500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1월 30일 전자펜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일본의 와콤 지분 5%를 매입하는 등 일본 IT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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