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돋보기]'슬림 제국'과 '삼성공화국'의 차이
상태바
[돋보기]'슬림 제국'과 '삼성공화국'의 차이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3.03.11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 1위에 한국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 올랐다.


멕시코의 갑부 카를로스 슬림이 730억 달러(약 80조 원)의 자산으로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 더욱이 슬림은 올해 처음 세계 1위에 오른 것이 아니고 4년 연속 타이틀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 부호가 경제 최강국인 미국이나 석유가 펑펑 나는 중동에서 나오지 않고 엉뚱하게 멕시코인이라는 점이 여간 흥미롭지 않다.



슬림은 남미 최대 이통통신사인 ‘아메리칸 모빌’의 주식 가치가 오르면서 2007년 처음으로 세계 최대 갑부였던 빌 게이츠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 2위인 빌게이츠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2010년 1위를 탈환한 뒤 4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슬림은 현재 텔맥스텔레콤과 아메리칸모빌의 최고경영자(CEO)다.


텔멕스는 멕시코 유선전화의 92%를 공급하고 있으며 슬림의 무선이동통신회사인 텔셀은 멕시코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점하고 있다.


아메리칸모빌은 남미 최대 이동통신회사고 그 외 보험·은행 등 금융업을 다루는 인부르사와 항공 건설 정유 운송 등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1940년 레바논계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슬림은 12세부터 아버지로부터 기본적인 사업 실습을 받았으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40만달러를 밑천으로 26세에 인모빌리아리아 카르소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2년 멕시코에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주가가 폭락한 기업들의 주식을 싼 값에 대량 매입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뒤 1990년에는 유선통신사 텔멕스를 인수하며 부의 기반을 다졌으며 멕시코 경제의 부흥과 함께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슬림이 소유한 기업들의 총 생산량이 멕시코 GDP의 5%를 차지할 정도여서 현지에서는 멕스코를 ‘슬림제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삼성공화국’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멕시코는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우리나라와 순위가 12, 13위로 엎치락 뒤치락한다.


이중 슬림제국이 멕시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이고 삼성이 국내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슬림의 자산이 이건희 회장의 자산(130억 달러)의 5.6배에 달하고 있는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되레 낮은 것이다.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의 총생산액에 비해 이건희 회장의 주식 지분이 크게 낮거나 멕시코 경제가 한국보다 다각화돼 있을 수있다.


그러나 멕시코에서 슬림 말고 다른 기업의 이름이 세계 기업 순위에 오른적이 없는 점을 짚어보면 다각화돼 있다는 2번째 해석은 맞지 않는 듯 싶다.


우리나라는 삼성외에도 현대차 LG SK 포스코등 세계적인 덩치를 가진 기업들이 멕시코보다 많다는 점도 2번째 가정을 무색하게 한다.


결국 이 회장의 삼성지분이 낮아 삼성 총생산량에 비해 개인자산이 적을 수있다는 상황이 보다 정확할 듯 싶다.


최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견제하기 위한 각종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다.


물론 한 국가의 경제력이 한 기업에 몰리는 건 필시 긍정적이진 않다.


그러나 더 무서운건 한 개인에게 집중되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에 ‘슬림제국’이 아닌 ‘삼성공화국’이 있다는 점에 안도한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