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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아이템 구매비용이 1년에 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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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아이템 구매비용이 1년에 400만원?
게임 곳곳에 유료 결제 유혹...사행성 논란 재점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3.15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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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는 내내 채팅창에 올라오는 다른 이용자의 아이템 획득 메시지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구입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부산 남구에 사는 최 모(남)씨는  8살 난 조카가 SNS에 연동된 RPG게임(역할 수행 게임)때문에 한 달새 10만원이 넘는 소액결제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엔 무절제하게 사용한 조카를 탓했지만 직접 해당 게임을 해보니 유료 결제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게임을 잘하기 위해선 '영웅'을 뽑아야 하는데 더 좋은 영웅을 가지려면 가상 화폐가 필요했다. 특히 채팅창에 다른 사용자들이 획득한 아이템 현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등 사행심을 조장하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어 유료결제에 대한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자제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최 씨의 주장.

최 씨는 "해당 게임이 '전체 이용가'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며 "게임물등급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 문의했지만 전체 이용가로서 적합한 게임이라는 판정을 받아 어쩔 수 없다는 대답 뿐이었다"며 한탄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만명을 넘어서면서 관련 산업, 특히 모바일 게임 산업시장 규모가  지난 해 7천800억 원에서 올핸 1조 원(예상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폭발적인 성장세만큼이나 관련 이용자 불만 사례도 폭증하고 있다. 특히 게임 업데이트 과정을 통한 유료 콘텐츠 비율의 증가, 유료 아이템 구매를 부추기는 게임 구조 등 주로 금전적인 피해에 대한 볼멘소리가 많다.

설치 시는 '무료'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유료결제를 해야만 게임 진행에 유리한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것.

특히 모바일게임은 기존 PC게임보다 접근이 쉬울 뿐 아니라 결제 방식도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만큼 무분별한 유료 결제에 취약한 것이 현실.

소액결제 경우 금액한도는 정해져 있지만 결제 횟수에는 제한이 없어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게임에 집중하다보면 결국 요금폭탄으로 날아오는 꼴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모바일 게임 관련 피해 건수가 매 달 80여건 이상 접수되고 있고 피해 사례의 80%이상이 금전적인 피해 보상과 관련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중요 아이템 얻으려고 확률 게임 반복했다 400만원 털려

일부 모바일 게임의 사행성 요소는 어른도 피해 갈 수 없다. 게임 자체에 흥미를 느끼기 위해선 유료 결제가 필수이기 때문.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가 즐겼던 게임은 농장을 직접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1년 전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땐 그도 가끔씩 즐기는 정도의 일반 사용자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이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초기와 다르게 유료 결제가 필요한 부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가상 화폐가 필요했고 무료로 얻는 방법은 너무 느려 돈을 주고 사기 시작했다고.

문제는 중요 아이템을 얻는 방법이었다. 가상 화폐로 그냥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확률형 아이템' 게임이라는 것.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극히 낮아 한 마리를 얻는데 평균 40~50만원 어치의 가상 화페를 투자해야 했다는 이 씨.

뒤늦게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 씨는 자신의 총 결제 금액을 보고서야 비로소 심각성을 느꼈다. 1년 가량 게임을 하면서 무려 400만원 가량을 쓴 것. 가상 화폐 구입 시 12만원까지 단번에 결제가 가능한 구조였다.

이 씨는 "처음엔 몰랐는데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중독이 되더라. 정신을 차려보니 엄청난 돈을 쓴 상태였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급격이 늘어나고 있는데 경제력도 없는 청소년들이 이런 사행성 게임에 노출될 경우 뒷일은 불보듯 뻔 할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 규제 완화로 쑥쑥 자라는 모바일 게임 시장, 대안 마련은 뒷걸음  

일부 모바일 게임의 사행성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논란의 중심이 고스톱, 포커류 같은 도박류 게임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예시된 사례처럼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마저 사행성이 짙다는 논란 위에 섰다.

현재 공익적 목적으로 배포하는 것을 제외하고 모든 모바일 게임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심의절차에 따라 등급분류를 받은 뒤 오픈마켓을 통해 자유롭게 배포, 판매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사행성 여부에 대해선 '우연한 진행'이라는 애매한 기준이 잡혀 있어 소비자들이 쉽게 판단하기 쉽지 않은 입장.

더욱이 논란이 되는 게임의 다수가 '운에 따라' 좋은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인 것. 확률이 지나치게 낮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유료결제가 필수인 부분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참고 규정이 없어 위법인지 합법인지조차 판단할 수 없는 상황.

관련부처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의 경우 자율등급분류제 등 점점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넓혀가는 부분이라 애매한 상황"이라며 "유관부처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사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료아이템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결제 승인을 내려주는 '결제 크랙(crack)'이라는 위법행위까지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

◈ 게임업계 측 "일률적 제한 조치 국내업체에 대한 역차별 우려"  

반면 모바일 게임업계 측은 대부분의 게임이 현금 결제 이른 바 '현질' 없이도 즐기기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자 불만 사례의 상당수가 사행성 관련이 아닌 시스템상 오류이기  때문에 사행성 문제를 공론화하기엔 무리라는 반응이다.

유료결제 한도에 대해서도 통신사 및 카드사 별로 한도액이 지정돼있고 잘못 결제 됐다면 사용 후 남은 금액에 대해선 보상을 하고 있는데 굳이 이중으로 족쇄를 채울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업체의 관계자는 "휴대전화 자체에서도 암호를 설정하거나 어린 자녀들이 사용할 시 '키즈락'과 같이 별도의 안전장치를 사용해 무분별한 유료 결제를 막을 수 있기에 현 제도상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만약 일률적인 제한을 둔다고 해도 해외에서 제작된 모바일 게임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아 오히려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에 대한 역차별이 될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PC로 즐길 수 있는 '사행성 웹보드 게임'에 대해 게임법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규제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고스톱, 포커 등 고포류 게임에 대해 결제액 및 횟수에 대한 제한을 두겠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선 모바일 분야에 대한 규제가 없어 '반쪽 규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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