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제약사들이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 가운데 R&D 투자 내역을 공개한 9개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총액은 4천394억 원으로 전년 보다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이 평균 3.9%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적에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지난 2011보다 가장 큰폭으로 연구개발비를 늘린 곳은 일동제약(대표 이정치, 정연진)으로 2011년 168억 원이었던 연구개발비 지출이 지난해에는 219억 원으로 30.6%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일동제약의 매출 증가율은 2.2%에 그쳤다.
녹십자(대표 조순태, 이병건)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710억 원을 지출해 전년 대비 17.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 5.7%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치다.
동아제약(대표 강정석, 이동훈)과 종근당(대표 김정우)은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전년 보다 13.2% 증가했다.
동아제약은 연구개발비가 2011년 737억 원에서 지난해 834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2.6%로 극히 저조했지만 R&D투자는 두자릿수로 늘려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359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종근당 역시 매출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반면 한미약품(대표 임성기, 이관순)은 연구개발비가 전년 보다 7.4%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율 11.2%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증가한 수준으로 올해도 약 90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비 예산으로 높여 잡았다”며 “해외 임상 연구가 많은 편이라 매년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도 14%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8위와 9위에 오른 제일약품(대표 성석제)과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은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3.8%와 3.3% 그쳤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매출이 7.8% 감소했음에도 불구 연구개발비를 늘렸으나, LG생명과학은 매출증가율(6.4%)이 더 높았다.
반면 유한양행(대표 김윤섭)과 대웅제약(대표 윤재승, 이종욱)은 지난해 연구개발투자를 줄였다. 유한양행은 5.4%, 대웅제약은 4.8%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매출 3위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7천627억 원)이 전년 보다 14.3% 증가했음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줄여 눈길을 끌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해마다 집행되는 임상연구 프로젝트가 다르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지출은 유동적인 편"이라며 “연초마다 연구개발비 예산을 정하는 업체가 있는 반면 유한양행은 그때 그때 변수에 따라 지출하고 있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