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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산’이라던 타이어, 8년 묵어...업계 “유통기한 3년이 불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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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산’이라던 타이어, 8년 묵어...업계 “유통기한 3년이 불문율”
'안전' 빌미로 한 바가지 상술에 되레 사고 위협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1.03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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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유통 매장에서 무려 제조 8년이 지난 타이어를 1년 된 타이어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생애 첫 차를 구매한 송 모(여)씨는 점검 차 인근 타이어 전문 매장을 찾았다. 차를 훑어보던 매장 직원은 타이어에 문제가 있다며 전부 교환할 것을 권유했다.

송 씨가 스마트폰으로 가격 등 정보를 검색하려 하자 그마저 저지한 후 다른 곳도 똑같은 말을 할 테니 교체하라고 강권했다. 타이어에 대해 잘 몰랐던 송 씨는 직원의 말만 믿고 타이어 4개를 90만 원에 구매했다.

그러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타이어를 왜 이렇게 오래된 거로 장착해 타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확인해 보니 2개는 2011년, 2개는 2014년 생산된 타이어로 구매 시기로부터 무려 8년, 5년이 지난 것이었다. 

송 씨는 “작년에 생산된 타이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엄청 오래된 타이어였다. 업계에선 3년 이상 지난 타이어는 팔지 않는다고 하던데 사기를 당한 것”이라면서 “가격도 확인해보니 18인치 타이어를 말도 안 되게 덤터기를 씌웠더라”라며 기막혀했다.

급히 당시 매장을 찾았지만 이미 운영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뀐 뒤였고 구매 영수증은 환불 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송 씨는 “다른 것도 아니고 안전운행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타이어를 사기판매하다니 기가 막힌다. 지인이 알려주지 않았으면 사고 위험도 모르고 계속 운행했을 것”이라며 황당해했다. 

고무로 만들어지는 타이어는 처음에는 탄탄해 보여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탄성을 잃고 노후화로 딱딱해진다. 업계에서는  판매용 타이어의 경우 3년을 마지노선으로 본다. 법적인 규정이 아니라 업계의 불문율이다. 소비자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타이어는 높은 온도나 직사광선 등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1년 만에도 심각할 정도로 변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보통 아무리 매장에서 관리를 잘했어도 3년이 넘은 타이어는 잘 팔지 않고 설사 팔게 되더라도 제조 시기를 고객에게 알려준다. 또 가격도 깎아준다”면서 “국산용, 심지어 오래된 타이어를 90만 원에 샀다는 것은 소위 사기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남자들도 타이어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이 적어 발생한 피해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쳤고 소비자와 원만하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름을 믿고 방문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름값을 믿고 구매하는 것인데 사후 관리 책임을 등한시하는 것은 신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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