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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 돌리면 환경호르몬 뿜어?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2017년 06월 16일 금요일 +더보기
다양한 소비활동 과정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선정해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들이 가진 편견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8개월 된 딸아이를 둔 주부다. 박 씨는 플라스틱 용기에 이유식을 넣어뒀다 아이에게 먹이기 전 데우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해오고 있었다. 얼마 전 비슷한 개월 수의 아이를 두고 있는 친한 지인과 육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다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데우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을 듣게 됐다. 박 씨는 "예전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었지만 잠깐만 데우는 거니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찜찜한 기분은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은 이제 상식처럼 자리잡았다.

환경호르몬으로 흔히 불리는 ‘내분비계장애물질’이란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체외 화학 물질로서, 환경 중 배출된 물질이 몸 안에 유입돼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내분비계 기능에 변화를 일으켜 정상적인 개체 또는 그 자손의 건강에 장애를 유발한다. 구체적으로는 ▲ 면역체계 약화 ▲ 생식기능 저하 ▲ 대사의 이상 ▲ 갑상선 기능 저하 ▲ 지능 저하 ▲ 행동 변화 등의 장애가 보고 되고 있다. 내분비계장애물질의 종류로는 비스페놀A, DEHP 가소제 성분 등이 대표적이다.

예전부터 플라스틱 용기는 무시무시한 내분비계장애물질을 내뿜는 범인으로 지목돼왔다.

하지만 이는 해묵은 오해와 편견에 불과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사실상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서는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될 조건자체가 안 된다는 얘기다.

락앤락을 비롯한 코멕스, 타파웨어 등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로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인 비스페놀A, DEHP 가소제 성분 등을 애초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전자레인지에 가열한다고 해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우려가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플라스틱 용기가 이 같은 오해와 편견의 억울한 주인공이 된걸까?

실제 플라스틱 재질 중 폴리카보네이트(PC)나 에폭시수지(epoxy resin) 제조 시에만 비스페놀A가 사용되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모든 플라스틱에 대한 오해로 번지면서 해당 성분을 사용하지도 않는 플라스틱 용기가 직격타를 받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샐러드볼, 물병, 생맥주용기 등 제조 시 주로 사용되며, 에폭시수지는 통조림 캔의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안쪽 면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하지만 폴리카보네이트나 에폭시수지를 이용한 용기에서도 용도에 적합하게 사용할 경우  비스페놀A 검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스페놀A는 폴리카보네이트나 에폭시수지의 중합과정에서 다른 분자들과 단단하게 결합돼있다. 때문에 폴리카보네이트 용기나 에폭시수지 코팅 통조림 캔에 식품을 담는다 하더라도 비스페놀A가 용출되지 않거나, 용출되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한 극미량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통조림 캔은 식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제조된 것이기 때문에 맥주캔 등 캔 제품을 직접 가스레인지 등에 올려놓고 바로 조리하면 내부 코팅제인 에폭시수지로부터 비스페놀A가 용출될 우려는 있다고.

식약처는 “기준·규격에 적합하게 제조된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은 (원래 용도에 맞는) 통상의 사용조건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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