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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소비자규정㊽] 홈쇼핑 허위광고 적발하면 뭐해...소비자 보상없어

방심위와 공정위 입장 달라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2018년 12월 28일 금요일 +더보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 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대전시 유성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 2월 말 A홈쇼핑에서 체지방 분해 및 몸무게 감량 효과가 있다는 보이차를 대량으로 구입했다. 물 대신 먹으면 뱃살이 없어질 정도로 눈에 띄는 효과가 있다는 광고에 혹했던 것. 하지만 별다른 효과 없이 몸무게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하지만 고객센터에서는 건강보조식품이라 효과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책임을 빠져 나갔다. 박 씨는 “4월에 보이차 판매 시 ‘허위과장광고’를 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그제야 남은 제품에 한해 환불해준다고 하더라”고 어이없어 했다. 해당 제품은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GS홈쇼핑 등 대부분의 홈쇼핑업체에서 판매된 제품이다.

#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최 모(여)씨도 B홈쇼핑에서 성능이 우수하다고 광고하는 무선 청소기를 구입했다. 시연 방송 중 작은 가루나 쌀알 같은 알갱이를 한번 문지르는 것만으로 빨아들이는 장면을 계속 보여줬다고. 하지만 배송된 제품은 작은 종잇조각조차 빨아들이지 못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방송에 나온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 다른 제품군이었다며 오히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구입한 최 씨를 타박했다고. 최 씨는 “나중에서야 방송에서 흰색의 작은 글씨로 ‘본 이미지는 본 제품과 다른 모델입니다’라는 안내한 것을 알았다”며 “A제품을 팔면서 B제품 컷을 가져다 쓰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느냐”고 황당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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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에서 보이차가 체중 및 체질량지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광고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홈쇼핑에서 구입한 제품이 광고 영상과 달리 성능이 떨어지거나 효과가 없는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허위 과장 광고’를 소비자가 증명하기 힘들 뿐 아니라 이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 ‘허위 과장 광고’로 제재를 해도 소비자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자상거래법 제 17조 청약철회 등에 따르면 재화 등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그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TV쇼핑, SK스토아, 더블유쇼핑(W쇼핑) 등에서의 ‘허위과장광고’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단순히 하나의 문구나 그림이 오해의 여지가 있는지를 두고 허위과장광고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인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에서의 제품 광고 및 설명에 대해 단순히 어떤 부분이 미흡하다 정도로 허위과장광고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소비자 보호 규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 17조(청약철회) 3항
  소비자는 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재화등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그 재화등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등을 할 수 있다. 

 -방송법 32조, 33조에 의거한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6조 1~2항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은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자는
  이를 즉시 해결하여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규정 속 허점>
   전자상거래법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담당해 연계가 되지 않음. 

방심위에서 ‘허위과장광고’로 확정돼 제재를 받아도 마찬가지다. 방심위는 매달 TV 프로그램, 라디오, 홈쇼핑 TV 광고에 대해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부적절한 표현은 없는지, 관련 법규를 어기지 않았는지 심의한다.

이때 단순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임에도 ‘약’인 것처럼 효과를 부풀려서 표현하거나 원산지·제조원 등을 고지하지 않고 소비자가 오인할만한 여지가 있는지를 본다.

다달이 10여 건의 행정처분 및 제재·징계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소비자 구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공정위에서 허위과장광고로 판단해야만 전자상거래법 등으로 환불 요청이 가능하며 방심위 심의는 교환·환불 등 소비자 보상과 상관이 없는 것이다.

이때문에 홈쇼핑 업체들은 환불을 요청하는 소비자에게 ‘도의적인 책임’을 들어 남은 제품에 한해 환불하는 등 주먹구구식의 대처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방심위에서는 상품판매방송을 보고 소비자 오인 여지가 없는지 심의하지만 소비자가 부작용 등 피해를 입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리콜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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