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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만 소개해..놀아도 떼돈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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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만 소개해..놀아도 떼돈 벌어"
'인간 사냥' 다단계 극성..집.돈.인맥 모두 날려
  • 김미경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2.24 08:05
  •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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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미경기자] 불황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불법 다단계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최근 높은 수익 보장을 내걸고 투자자금을 챙긴 12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피해자가 무려11만여 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도 총 1조129억 원에 이른다.

건강 관련 식품이나 생필품을 주로 취급했던 기존 다단계와 달리 최근의 다단계업체들은 인터넷TV 셋톱박스나 아프리카 금광개발, 전기절감기 사업 등의 색다른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불법 다단계 업체 C사는 IP-TV(인터넷TV) 셋톱박스 사업에 투자하면 30주 동안 원금보장은 물론 최대 50%의 확정 수익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속여 6642명으로부터 총 4007억여 원의 투자금을 챙겼다. H사는 최근 2년간 `건강보조식품 판매 사업' 및 `대부업 사업'에 투자하면 24주 동안 130%의 원금 및 배당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속였다.

K사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추진 중인 금광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두 달 내에 투자금의 120%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3161명으로부터 178억여 원을 챙겼다.

N사는 전기절감기 판매사업 투자 명목으로 5788명으로부터 398억 원을 가로챘다.

대박의 꿈을 좇아 땅을 팔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고 지인과 친인척까지 총 동원해 억대의 돈을 날렸다는 피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취업 준비반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사기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악의 경기침체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일확천금'으로 현혹하는 다단계에 대한 유혹이 그 어느 때 보다 깊어지는 때다.

#사례1= 대구 두류동의 정모씨는 지난 1월 아는 지인의 소개로 xx테크라는 부산에 있는 다단계회사를 방문했다.

당시 지인은 “함께 저녁을 먹자”고 불러낸 뒤 “끝나고 식사하면 되니까 잠깐 들어보라”며 정씨를 다단계 회사로 유인했다.

정씨는 첫날 지인과 함께 상위직급자로부터 4시간 정도 교육을 받았고 다음날도 교육에 참석했다.

상위 직급자는 “지금 돈이 없더라도 3-6개월 뒤면 한 달에 보통 500만원씩 번다. 직급이 올라가야 돈을 벌 수 있고, 65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야 직급을 준다”며 카드론 대출, 일반대출 등의 방법을 안내했다.

이어 “사람을 소개해야 돈을 벌 수 있다. 3명만 소개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들어온다”고 했다.

상위 직급자는 “3달 만에 450만원이라는 돈을 벌었다”며 자신의 통장을 보여주며 물건을 구매토록 유도했다.

정씨는 이날 650만원 상당의 물품을 카드 대출을 받아 구입했다.

물건을 구입한 뒤에야 사람을 어떻게 다단계 회사로 데려오는지 자세한 방법을 가르쳐줬다.

상위 직급자는 “다단계 회사라고 말하면 잘 오지 않는다”며 “성공하면 서로 좋은 건데 그렇게 말해서 좋은 기회를 버릴 수 있냐”며 거짓말을 해서 데려오도록 했다.

또한 사람만 소개하면 된다던 처음의 설명과는 달리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고 말을 바꾸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회사 장점을 설명하도록 강요했다.

정씨는 10여명의 친구를 데려왔고, 그 중 서너 명의 친구가 물품을 구입했다.

물품을 구입한 친구 한 명이 마음이 변해 반품을 요구하자 상위 직급자는 “물품을 반품하면 윗사람 직급이 떨어진다”며 반품을 못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정씨는 “물품 구입 당시 친구가 바쁘다며 카드만 주고 갔다. “오늘까지 돈이 들어가야 제일 위에 있는 사람 직급이 승급한다”는 말에 친구 카드로 650만원 어치 물품을 구입했고, 회사의 모든 서류도 임의로 작성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상위 직급자가) 반품을 막으라고 압박을 가해 친구가 반품을 하지 못했다. 친구가 피해를 보게 된 데에  격분해 회사를 나오게 됐다. 소개한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어 앞으로 피해사례가 계속 나올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사례2= 박씨는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친한 대학교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요즘 취업이 너무 힘들어 큰일 났다고 사회적 이슈를 내세우며 박씨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니는 직장 얘기를 살짝 꺼냈다.

친구는 “세계적인 와인회사에 다닌다. 연봉은 2800만원이고 복리후생도 잘 되어 있다. 외국계 기업이며 홈페이지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학교 4학년인 박씨에게 좋은 일자리라며 “서울로 올라오라”고 제안했다.

방학을 맞아 계절학기 수업으로 현장실습을 하고 있었기에 간절히 취업을 원했던 박씨는 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실제 홈페이지까지 검색해봤기 때문에 친구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박씨가 수락하자 친구는 “취업은 거의 확정적이니까 방을 구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문을 연 뒤 “사원용 오피스텔이 있다. 보증금이 3000만원인데 1000만원은 회사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000만원은 반반씩 부담하자!”고 말했다.

박씨는 집에 겨우겨우 말해 1000만원을 받고 큰 꿈을 갖고 올라갔다.

서울로 올라온 다음 날 친구는 “사실 그 회사 아니고 다른 회산 데 거기도 정말 괜찮다”며 “나를 믿느냐”고 말했다.

친구를 믿었기에 '제이xxx'라는 회사로 가게 됐고, 무슨 교육을 들어야 한다기에 ‘설명이나 한번 들어보자!’ ‘회사에 대해 알아보자!’라는 심정으로 별 의심 안 하고 강의에 참석했다.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400명 이상 돼 보였다. 첫날에는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식품, 화장품, 지갑 등 물건들을 소개했다.

둘째 날에는 강사가 피라미드 그림을 보여주며 “실적이 최악의 경우에도 성공할 수 있다. 실현이 오래 걸릴 뿐이다. 믿고 위의 사람들이 하라고 하는 대로 하면 된다. 이 일은 절대 불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성공은 월 1000만원을 받는 지부장이라는 직책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그다음부터는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계속 소개했다.

그 뒤 “이 일을 하려면 포인트가 필요하다. 최하 포인트가 250이라 35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며 물건을 사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씨는 2000포인트가 되면 팀장으로 직급이 오른다는 말에 65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했다. 지점장은 6000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교육을 받은 지 2~3주가량이 지나자 “일을 하려면 친구를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때서야 친구가 서울로 올라오게 만들었던 대화 내용이 모두 짜져 있는 걸 알게 됐다. 교육을 받으면서 친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든 멘트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던 것.

안부전화부터 취업 얘기가 나오기까지의 통화를 ‘중요통화’라고 해서 상위직급자가 ‘안녕’이라는 인사말부터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닌다고 말하는 부분까지 모두 적어주고 그대로 말하게 했다.

상위 직급자들과 이어폰으로 연결해 같이 들으며 그대로 전달하는지 감시까지 했다.

박씨 역시 그들이 시키는 대로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2명의 친구들이 서울로 올라왔지만 회사까지 데려가지는 못했다. 짜여 있는 거짓말을 차마 끝까지 할 수 없었던 것.

박씨는 결국 한 명도 회사에 데려가지 못한 채 한 달 반 만에 그곳을 나오게 됐다.

박씨는 “모두 짜인 멘트라는 것을 안 순간 친구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한번 믿고 물건까지 사게 된 마당에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그곳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서울에 올라올 때 집에서 받은 1000만 원에서 물건 사고 서울에서 지내면서 써 버려 지금은 250만 원가량 남았다. 부모님께는 차마 사실대로 말을 못한 상태다.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마음이 무겁고 죄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친구 잃고, 돈도 잃고, 그 2달이란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정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박씨가 다단계 판매 교육 중 필기한 내용)

#다단계 판매 시장 현황=상위권 주요 업체들에 대한 사법처리 등의 여파로 작년 시장규모가 2년사이에 반토막 난 데 이어 올들어서 또 다시 초토화되고 있다.  

 품질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물의 없는 영업을 하고 있는 1위 업체 한국암웨이만 월 평균 550억원이상의 기복 없는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갈수록 매출이 줄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다단계 판매업계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1조7천743억원으로 9.2% 감소했다. 올해 총매출규모는 작년 보다 15%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단계 판매업체들의 매출 규모는 2004년 4조4천719억원에서 2005년 3조4천314억원으로 줄었고, 제이유네트워크와 위베스트인터내셔널 등 상위 2개사가 폐업한 2006년에는 1조9천371억원으로 오그라 들었다.

   매출 순위 2위인 다이너스티인터내셔널의 대표가 판매원에 대한 사기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이후 판매조직이 와해되며 시장 규모가 줄었다. 제이유사태 등 사기성 폐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소비자들이 다단계 판매업체를 외면하는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기준 매출액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 총액은 1조4천186억원으로 시장 전체 매출액의 79.96%를 차지했다.

   한국암웨이가 6천633억원으로 부동의 매출액 1위 자리를 지켰고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1천564억원), 하이리빙(1천352억원), 앤알커뮤니케이션(990억원), 월드종합라이센스(815억원), 한국허벌라이프(743억원) 순이었다. 올해도 한국암웨이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업체들이 죽을 쑤고 있다.


 판매원 수도 작년 말 현재 319만명으로 5년 전보다 46.2% 감소했다.  이중 후원 수당을 받은 판매원은 2002년 213만명에서 2007년 107만명으로 급감했다. 다단계 업체가 지급한 후원 수당도 같은 기간 1조2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피해자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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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9-03-12 15:30:31
그저 황당할 따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는 사람들이

다단계인지 피라미드인지 이런거 논하는거 보면

말하지않아도 알수가있다..

기자 ㅋㅋ 2009-01-24 16:57:31
다단계?네트웍마케팅??
물론 불법피라미드 다단계가 판을치고.. 정통네트웍으로 정도경영하는회사가있고..왜케분간을 못하는지.. 상품이무엇인지 대중성은있는지 재구매가뜨는지.. 보상플랜에 함정이없는지보면.. 바로판가름가능한데..불법다단계에 빠지는 바보들 어처구니없음 누가...가자마자 600만원어치물건을사고 가입비로 몇백을내고...100만원넣으면 100나오는 100%이자율을가진 회사가 어디있다고..상식선에서 이해했을때 이해안되면다단계요.. 상식선에서 이해해서 아무피해없이 명분을가지고 합리적소비를하면 네트웍마케팅이요

김현수 2009-01-19 20:12:58
흠~
일확천금을 노리는 꽁짜근성을 가진사람의 말로를 보여주는 것 같군요.
그런 사람들이 제대로된 일을 할 수 있을지조차도 의심이 됩니다. 뭐 하루빨리 불법 다단계업체가 사라져야겠지만 음~ 괜히 좋은 회사들까지도 다똑같아 보여지게 되어서 아쉽네요~뭐 알만한 사람들은 다알겟죠~

무섭다 2009-01-04 22:46:27
다단계들 설친다.
다단계 꾼들 지들이 다단계하니깐 좋은것마냥 말하는데 쇼하지마라. 사람 인생 조져가면서 돈벌면 꿈자리가 뒤숭숭하지도 않냐

개생키들 2009-01-02 02:34:01
다단ㄱㅖ 병신이구나
내친구가 다단계쓰면 존나 죽빵쳐날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