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18일 타계했다. 향년 87세.
주제 사라마구 재단 측은 "이날 사라마구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섬에 있는 자택에서 지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평온하게 작별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스페인 작가 필라르 델 리오와 첫 결혼에서 얻은 딸이 있다.
사라마구는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후 19년간 단 한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펴낸 후에야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2년에는 자신의 작품 '예수복음'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보수 정부와 갈등을 빚었으며,에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로 이주하기도 했다.
사라마구의 이름을 드높인 작품은 1982년작 '수도원의 비망록' 이 작품으로 사라마구는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1922년 11월16일 리스본 근처 아치나가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사라마구는 수도인 리스본에서 용접공으로 생계를 꾸리며 성장했다. 대학을 마치지는 못했다.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세계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환상적 리얼리즘을 구사하면서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아우르며 우화와 비유를 통해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왔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눈먼 자들의 도시'는 2008년 동명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으며 도시 전체에 '실명'이라는 전염병이 퍼지면서 마을사람과 군인·정치인들이 저마다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겨누는 참담한 상황을 통해 인간성의 상실과 회복의 여지를 그렸다.
후속작인 '눈뜬 자들의 도시'는 익명의 도시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적 시민혁명과 이 혁명을 비민주적 방식으로 진압해가는 국가 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통해 민주주의 제도의 허점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수도원의 비망록'은 18세기 포르투갈 최대의 공사였던 마프라 수도원의 건설을 배경으로 외팔이 발타자르와 마녀의 딸 블리문다가, 자유를 얻기 위해 하늘을 날겠다는 바스톨로메우 신부의 환상적인 얘기로 당시 40만부가 판매되는 인기를 누렸다. 왕정과 교회의 대표들로 구성된 지배계급, 시민과 노동자들로 구성된 피지배계급간의 삶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킨 이 작품은 역사적인 사실과 풍부한 상상력이 빚어낸 사라마구의 유일한 러브스토리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동굴', '도플갱어',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죽음의 중지' '코끼리의 여행'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