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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새도 모르게 변색 '침수라벨' 기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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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새도 모르게 변색 '침수라벨' 기막혀
침수 흔적 없어도 라벨 색 변하면 '소비자 과실'로 무상수리 거부
  • 김현준 기자 guswnsl@csnews.co.kr
  • 승인 2011.02.25 08: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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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로 인한 전자 기기 고장에 대한 과실여부의 판단기준이 된 '침수라벨'을 두고 업체와 소비자간의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기나 전자기기의 소정위치에 부착, 색상의 변화에 의해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침수라벨'은 물에 직접 닿지 않는 이상 아무리 습도가 높아도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장난 기기를 분해하지 않고 침수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 인력과 수리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고안돼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침수라벨의 변색 이유를 두고 소비자와 업체 간에 끊임없는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휴대폰 등의 기기가 물에 닿지도 않았는데 침수라벨 변색을 근거로 무상수리를 거부당했다는 소비자들의 피해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 측은 어떤 이유에서건 '침수라벨 변색'은 소비자 과실이라며 무상수리가 불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100% 완벽한 제품은 있을 수 없지 않나? 침수라벨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데 무조건 소비자 과실로 치부하는 업체 측 태도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변색 원인 불분명해도 무상수리 안돼

25일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 사는 박 모(남.40세)씨에 따르면 그는 얼마 전 사용하던 모토로라 스마트폰 액정이 고장 나 서비스센터에 찾아갔다.

스마트폰을 잠시 살펴보던 AS기사는 "침수된 상태기 때문에 유상수리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 씨는 "양심에 손을 얹고 물에 빠트리기는커녕 비를 맞은 적도 없다"며 "출퇴근할 때는 주머니에, 사무실에서는 서랍에, 집에 와서는 테이블에 놓아두는데 침수될 일이 뭐가 있냐"고 억울해했다.

AS기사는 "땀으로 인한 침습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침수라벨 한 개가 색깔이 변했다"며 "규정상 유상수리 받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답변했다.

박 씨는 "통화시 땀이 흘러들어가 침수라벨이 변색할 정도라면 애초에 잘못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냐"며 "그럴 거면 아예 설명서에 항습, 항온상태에서 고이고이 모셔가며 사용해야 한다고 써놓던가 해야 했을 일"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 침수됐다는 휴대폰에 아무 흔적조처 없어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김 모(남.33세)씨는 아이폰을 구입한 지 7개월 정도 지나자 반복적인 통화 끊김 현상으로 애플 공식수리업체인 대우일렉서비스를 방문했다.

담당기사는 '침수라벨 변색'을 이유로 무상 리퍼 교환 불가 판정을 내렸다.

김 씨는 "내 휴대폰은 침수된 적이 없다. 만약 침수가 되었다면 다른 부품들에도 침수로 인한 부식 또는 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전혀 없다"며 "덮개를 열었을 때 AS 기사와 확인해 보았지만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이어 "침수라벨 변색으로 AS를 못 받는다고 한다면 변색된 이유라도 찾고 싶다. 무조건 침수라벨 변색이 소비자 탓이라며 29만원을 내라니 너무 불합리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라벨이 변했는데 다른 검사가 무슨 필요?"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지 모(남.23세)씨는 3개월 전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던 중 소리가 끊기는 현상을 발견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휴대폰을 살펴보던 지 씨는 침수라벨 색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 집 근처에 위치한 스카이 서비스센터로 달려갔다.

휴대폰을 건네받은 AS기사는 외향만 잠깐 확인하더니 "물에 빠뜨려서 배터리가 고장났으니 다시 구매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 씨가 아무리 자초지종을 설명해도 AS기사는 "자세한 사항은 확인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다"며 "일단 침수라벨이 변했으니 배터리 하나로만 쓰든지 아니면 돈을 주고 사라"고 시큰둥한 답만 내놓았다.

지 씨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배터리 전압을 체크했는지 물었지만 '침수라벨이 변색된 걸 확인한 이상 그런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며 "사건 정황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 규정만을 내세우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내 침수라벨 제작업체 관계자는 "휴대폰의 경우 침수로 인한 고장발생 후 건조되면 고장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관계로 수리시간과 인력의 낭비가 발생할 수 있어 침수라벨을 착용하는 것"이라며 "대기 중에서는 아무리 습도가 높아도 라벨의 색상 변화는 되지 않는다. 침수되어 물에 젖게 될 경우 색상이 변화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침수라벨의 원리에 대해서는 "물의 흡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모조지 계통의 종이를 이용했다"며 "하지만 적어도 물이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변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습성이 뛰어난 특수용액으로 덧칠해 대기 중의 높은 습도에도 반응하지 않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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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zc 2011-03-02 03:42:08
ㅋㅋ
페이트사탕먹고 혀 색 변색되면 혀를 바꿔야하나 사탕을 바꿔야하나

애니콜 2011-02-25 15:14:33
미치겠다 아이폰
정말 억울합니다. 침수가 아니여도 어떠한 화학반응에 의해 변색이 올수도 있는 부분입니다.그런데 그런식으로 거부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