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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무심한 정책이 이용자 보험사기로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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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무심한 정책이 이용자 보험사기로 몰아?
iOS6.0 업데이트 후 갖가지 에러, 이용자 과실로 몰아 '속터져'
  • 조은지 기자 freezenabi@csnews.co.kr
  • 승인 2012.10.0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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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 업데이트 후 먹통 된 휴대폰의 고장 원인이 왜 소비자 과실입니까?”

업데이트 후 고장난 단말기을 두고 제조사 측이 사용자 과실을 주장하자 이용자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애플에서 제공된 차세대 운영체제 iOS6.0로 업데이트 후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9월 19일 애플이 공개한 iOS6는 그간 부실 지도, 와이파이 연결 불가, 배터리 급속 방전, 앱스토어 접속 불편, SNS 주소록 연동 문제, 일부 통신사에서 112로 신고할 시 119로 연결되는 등 여러 이상증상들이 줄을 이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러나 애플 코리아 측은 유무상 리퍼 외에는 어떤 공식적인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 업데이트 중 단말기 ‘먹통’...이용자 과실?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1년 전 구입한 아이폰4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했다 낭패를 겪었다.

8일 김 씨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iOS6 출시 소식을 접하고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업데이트 중 갑자기 휴대폰 전원이 꺼졌고 그 후 휴대폰엔 충전 표시만 될 뿐 수신 발신 모두 불가능한 ‘먹통’이 돼버렸다고.

AS센터를 방문했지만 단말기에서 침수나 파손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담당 직원 역시 어떻게 된 영문인지 고장 원인조차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 애플 측 기술센터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대로 모든 조치를 해봤지만 기기 상태는 여전했다.

하지만 ‘품질보증기간이 지났으니 19만원에 리퍼를 받으라’는 것이 AS센터 측의 안내.

김 씨는 본인 과실이 아닌 상황에서 유상교환을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어 이의를 제기했고 본사 측으로 자문을 구하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다.

며칠 후 애플 코리아 측은 ‘업데이트 중 기기가 고장 났다면 업데이트 이전에 이미 이상이 있었다는 것이 본사 설명’이라며 이용자 과실로 인한 무상 교환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하루에 수차례씩 애플 측에 같은 요구를 반복한 끝에 결국 김 씨는 무상 교환을 받을 수 있었다.

김 씨는 “기기 고장의 원인을 모르면 무조건 이용자 과실인 모양”이라며 “원래 안 되는 건데 특별히 해주는 거라 되레 생색이었다”며 황당함을 전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 사는 이 모(여)씨 역시 김 씨와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업데이트 진행 중 단말기가 먹통이 되어버린 것

하지만 이 씨는 애플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른 제조사 기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통신사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길도 알아봤지만 분실이나 파손이 아니라서 해당사항이 없더라. 무서워서 어디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겠냐”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애플 코리아 관계자는 “1년 무상보증기간 내라면 당연히 무료 교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OS6 업데이트 후 나타나는 오류 증상이며 기술팀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한 문제를 두고 '무상보증 기간'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 묻자 “해당 문제점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 와이파이 연결 안 되고 SNS 등 잦은 오류

서울시 강동구 암사2동의 백 모(여.41세)씨는 운영체제 업데이트 이후 잦은 오류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아이폰4 기기에 운영체제 업데이트 안내 메시지가 반복해서 뜨자 백 씨는 의심 없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며칠 후 부터 이상 증상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전화걸기를 수십 번 시도해도 멈춤 상태로 되는가 하면 SNS 메신저나 문자메시지 송출 역시 반복적으로 에러를 나타내는 것.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아 3G서비스만 이용해야 했고 그마저도 속도가 아주 느렸다.

반복적인 오류 시 결국 전원을 껐다 켜는 등의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백 씨는 “불안정한 운영체제 탓에 기기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 당연히 최신 버전이면 더 좋은 기능이 있을 것으로 믿고 업데이트를 하는 것인데 기기를 망가뜨리는 게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기막혀했다.

◆ 이용자 해결 방법 직접 찾아나서...'무상보증기간' 제한으로 블랙컨슈머 양산 우려

애플 측이 뒷짐만 지고 있자 사용자들이 해결 방법을 발 벗고 찾아 나섰다.

사용자들에 따르면 '와이파이 연결 오류'는 사파리(Safari)의 방문기록과 쿠키데이터를 삭제한 뒤 리부팅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배터리 소모'의 경우는 네트워크 재설정, 완전 방전 후 완전 충전, 알림 설정 모두 끄기, 셀룰러데이터 껐다 켜기, 아이클라우드 해제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그래도 해결이 안 될 시엔 DFU(공장초기화)를 진행하고 최악의 상황에선 ‘새로운 아이폰으로 설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초기화를 진행하기 전 백업은 필수.

하지만 여러 시도 끝에도 오류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엔 상황이 바뀐다. 1년 이내라면 무상 리퍼를 받으면 되지만 1년이 지난 후엔 19만원의 자기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을 블랙컨슈머로 내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상보증기간이 경과된 경우 ‘버리거나 변기에 빠트린 후 통신사 보험 보상을 받으면 된다’는 등 의견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

제조사 측의 무심한 대응이 결국 일반 소비자를 보험사기의 길로 안내하고 있는 셈.

한 소비자는 “애플 제품이 기기 특성상 AS가 불가능한 부분도 이해할 수 있었고 리퍼비시 정책도 한국 정서와 잘 맞지 않지만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비자 과실이 입증되지 않고 오류 원인도 찾아내지 못하면서 마냥 소비자 과실이라는 주장은 정말 근거 없고 무책임하다”며 개선을 기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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