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가구업체들이 글로벌 공룡 '이케아'(IKEA)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케아는 전세계에 300여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연간 40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가구회사로 지난해말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케아는 경기 광명역 인근에 약 7만8천㎡ 규모의 매장 부지 계약을 완료한 상태로 2014년 이후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진출에 긴장하고 있는 것은 기존 수입가구가 부유층에 한정된 고급가구인 것과 달리, 이케아는 '다양한 디자인'과 '낮은 가격'을 무기 삼아 이미 국내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용성과 스타일을 강점으로 하는 이케아가 중저가시장을 휩쓸 경우 국내 가구산업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가구업체들은 우선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가구산업협회와 한샘, 리바트, 퍼시스, 에넥스를 비롯한 가구 회사들은 ‘가구산업발전 전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이케아의 한국 상륙에 대비 공동 대책을 마련중이다.
가구업계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은 원자재에 대한 관세 철폐문제.
가구 주재료인 파티클 보드 등의 원자재 수입시 8%의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이케아가 들여오는 완성품 수입가구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역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구업계는 수입원자재에 대해 관세를 철폐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공동대응 노력과는 별개로 각 업체마다 디자인 차별화와 원가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샘은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 브랜드로서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에 2천5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고 인테리어 컨설팅 전문 인력을 따로 채용해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또 한샘만의 브랜드 특성을 구축하기 위해 광고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이미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가구 업체들과 경쟁을 하고 있어 20~30대 젊은 층을 주 타깃으로 하는 이케아와는 고객층과 브랜드 색깔 자체가 다르다”며 “저가 단품 판매 위주의 인터넷 몰이 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리바트는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리바트는 지난 2010년 대전에 처음 문을 연 대형 직영전시장 ‘리바트 스타일샵’을 확대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리바트는 이 전시장에 리바트 가구 외에 인테리어 소품, 플라워 샵 등을 입점시켜 복합 문화공간으로 운영함으로써 이케아의 한국 상륙에 맞설 방침이다.
또 기존 온라인 몰을 리뉴얼해 유통망을 보다 강화하는 한편, 시스템 주방가구 브랜드 ‘케이티오’와 사무가구 브랜드 ‘하움’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