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지름신강림’ 사이트가 수천명의 소비자에게 가짜 상품을 수입진품이라고 속여 판매해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원시 권선동의 유모씨는 얼마 전 지름신강림 사이트에서 ‘진품 할인가 판매’라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바지와 운동화를 17만 5000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이틀 후 배송된 제품은 권씨가 인터넷 상에서 본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구매시 게재돼 있던 사진에는 분명 붙어있던 제품 보증 라벨이 배송된 제품에는 아예 붙어있지도 않고, 바지와 운동화 모두 원단이나 색상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사진과 다른 제품이 온 것도 모자라 제품의 품질도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바지 실밥이 여기저기 삐져나와 있었고 원단도 싸구려처럼 보였다. 권씨는 “해당 제품이 현재도 지름신강림 사이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고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똑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씨는 바지를 확인한 즉시 사이트에 방문해 항의글 게재를 시도했지만 해당 사이트에는 소비자가 직접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이 없었다.

권씨는 사이트 대표 박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바지와 운동화를 환불조치 해줄 것과 공동구매로 같은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는 권씨의 요구를 수차례 묵살했고 권씨는 한국소비자원 등 몇 군데 사이트에 관련 내용을 접수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해당 사이트 피해자들이 남긴 정보를 수집하다가 ‘지름신강림 사이트 피해 소비자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카페에도 가입했다.

알고 보니 지름신강림 사이트에서 판매한 바지는 타 사이트에서 이미테이션 제품으로 3만원대에, 운동화는 3만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지름신강림 사이트가 수입 진품이라고 속이고 동일한 제품을 타 사이트보다 4배나 부풀린 가격에 판매한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권씨는 카페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대응할 방법을 찾았지만 해당 카페에 올라오는 지름신강림 사이트에 대한 항의글마저 게재되는 즉시 모두 삭제됐다.

권씨는 “지름신강림 측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관리자에게 '명예훼손'을 이유로 관련 글을 삭제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권씨는 “지름신강림 측이 카페 운영자에게 ‘원만히 환불처리 받고 싶으면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쪽지도 몇 차례 보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권씨도 소비자원 고발 등 적극적인 대처 덕분에 쇼핑몰측으로부터 환불, 교환 조치를 받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권씨는 "일부 피해 소비자들이 3주나 걸려 교환 조치를 받았지만 최초 구매한 가짜 제품과 똑같은 제품을 배송 받은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자신에게도 진품교환을 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름신강림 사이트가 모 스포츠 신문으로부터 브랜드대상을 받았다며 광고를 내걸어 해당 신문사 사이트에 확인해봤지만 대상목록에 없었고, 오프라인 매장 안내를 보고 매장을 찾아가 봤지만 그 자리에는 다른 가게가 운영 중이었다"며 "지름신강림 측이 하는 말은 한 마디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지름신강림 측에 해당 내용을 알리고 회사측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전혀 응답을 하지 않았다.

정수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