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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이민 꿈' 알선계약 피해 속출

소비자-이주공사 계약조건 잇단 분쟁…한해 피해신고만 150건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2006년 10월 30일 월요일 +더보기
    해외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해외이주알선업체(이주공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벌어지더라도 소비자보호법상 피해보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9일 외교통상부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전국 이주공사는 140여개로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인데다 이민알선에 관한 법 규정이 없어 알선료와 환불 규정 등이 모두 업체와 소비자 간 계약에 따라 자율로 정해진다.

    문제는 이민 대상국마다 관련 정책이 수시로 변하고 이민 허가가 언제 날지 모른다는 이유로 계약기한을 특정하지 않는 등 계약서가 소비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성된다는 데 있다.

    김모(38.여)씨는 "1년 반∼2년이면 미국에서 숙련공 대접을 받는 한식 요리사로 취업할 수 있다"는 A이주공사의 말을 믿고 2004년 말 3천400만원에 계약한 뒤 남편을 설득해 살던 집과 승용차를 팔고 사업까지 정리했다.

    하지만 A사는 지난 1월 "한식 요리사 취업이 어려우니 비숙련공으로 생선포장일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 왔다.

    게다가 생선공장에 취직하는 데만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6월 말 김씨가 사장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때까지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았고 그 와중에 김씨는 이민 문제로 남편과 불화가 생겨 이혼하기에 이르렀다.

    김씨는 "이주공사 말만 믿고 한국생활을 모두 정리했는데 어떻게 무작정 기다릴 수 있겠느냐"며 "미안하다는 사과와 환불만 제때 해줬어도 이런 파국을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막연하게 '이민비자 발급일까지'로 돼 있고 이민수속 지연 등 계약해지에 관한 조항은 없다.

    계약체결 후 스스로 이민을 포기하면 수수료를 한푼도 환불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이모(40)씨는 "1년 안에 미국에 취업시켜 준다"는 말에 B사와 2003년 6월 계약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기다리란 대답만 듣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이민알선피해 담당자는 "이민알선 계약은 개인별로 조건이 달라 정형화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보호법상 피해보상 기준이 없다"며 "관련 피해 신고가 한 해에 150건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피해가 잇따르자 이주공사가 3억원의 보증보험에 의무 가입토록 해 소비자보호원의 결정이나 법원 판결이 있을 경우 또는 외교부 자체 판단에 따라 피해액을 돌려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관련 절차를 잘 모르거나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는 업체의 말을 믿고 보험금 지급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청 건수가 한 달에 1∼2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이민자 수가 한 해 평균 2만5000명 이상 된다"며 "해외안전 여행사이트(www.0404.go.kr)에 이주공사별 보증보험 가입기간을 명시했으니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확인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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