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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모피아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최현숙 기자 csnews@csnews.co.kr 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더보기

지난 2009년인가 한 신문에 실렸던 자그마한 1단(기사 분량으로 가장 작은 단위)기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코리안리재보험이란 회사에서 백두대간 종주 성공 기념식을 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사 직원들이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등 백두대간을 오르며 찍은 사진들을 전시하고 종주를 완수한 직원들을 표창하는 행사였다.

 

말하자면 회사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코자하는 그렇고 그런 내부 행사였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 필자가 놀란건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들의 면면 때문이었다.

 

축사를 한 이는 당시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인사였다.

 

그뿐인가 당시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방영민 서울보증보험 사장, 김석원신용정보협회 회장 그리고 민간 보험회사 사장들도 대거 참석했다.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라고는 하지만 내부 행사에 이런 어마어마한 인사들이 빼곡이 들어찬 점이 놀랍기 그지없었다. 정부와 금융계의 그 막강한 인사들이 소일거리가 없어 찾진 않았을 것이다. 

 

실마리는 코리안리재보험의 박종원 사장에게서 찾아야 한다. 박 사장이 유명한 모피아 멤버(?)중 한분이였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모피아 멤버의 행사였기에 모피아 ‘대부’인 강만수 위원장이 참석했고 이어 다른 멤버들도 ‘눈도장’을 나눴을  것이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강만수 위원장은 현재 산은금융그룹 회장으로,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외환은행으로자리를 옮겨 여전히 금융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모피아의 생태계를 짐작할 수있게 하는 대목이다.

 

‘모피아(Mofia)’란 옛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다. 재무부(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정계와 금융계 등으로 진출해 산하 기관들을 장악하며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 범죄조직인 마피아의 조직 구성과 닮았대서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마피아를 그린 영화 ‘대부’를 여러번 봐서인지 ‘모피아’란 말에서는 뭔가 암묵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상명하복으로 뭉쳐진 끈끈한 유대감이 연상된다.

 

실제로 모피아들은 서로 당겨주고 끌어주며 선배에 대한 예의와 충성심이 남다르다고 한다.

 

영화 ‘대부’에서 보았던 마피아 조직원들의 ‘보스’에대한 깍듯한 인사와 목숨까지 버리는 충성심을 연상케한다.

 

마피아 조직원들이 이처럼 보스에대한 충성심이 깊은 것은 조직의 유대감 때문이다.

 

보스가 자신을 경찰이나 검찰등 공권력으로부터 지켜주고 설사 목숨을 잃더라고 자신의 남은 가족을 돌봐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피아들의 선배에 대한 충성심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라 여겨진다.

 

대부분의 정부 관료들이 퇴직하면 산하기관에서 1~2번의 임기를 마치고 그로써 수명을 다하는데 반해 모피아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간다.

 

야인이 되었다가도 언제든 용포를 입고 다시 등장한다. 심지어 3~4번씩 메인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모피아에도 성골과 진골등 엄격한 품계가 있다. 부활을 거듭하는 성골 패밀리는 단연 옛 재무부 ‘금융정책과’(옛 이재1과)라인이다

 

이 과의 첫 과장이 이헌재 전 부총리였다. 강만수 회장은 앞서 이재국 출신이고 그 외에도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 변양균 보고펀드 대표,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을 지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등이 모두 모피아의 성골 패밀리로 꼽힌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등도 모피아의 주요 보스급이다.

 

직원 산악회 행사에 막강한 강만수 위원장을 불러들인 코리안리 박종원 사장도 재무부 이재국 출신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모피아가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내내 막강 권력을 휘두른 강만수 시대가 저무나 싶더니 모피아 양대 패밀리중 하나인 이헌재 사단이 안철수 후보 진영에서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며 난리다.

 

이들외에도 많은 모피아들이 ‘부활’을 위해 나름의 탄탄한 인맥을 동원해 각 후보진영에서 발벗고 뛰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재무부는 1994년 경제기획원과 통합돼 재정경제원으로 출범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재무부의 유령들은 20여년이 다되도록 여전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웬지 다음 회전문에서도 모피아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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