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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극동건설 법정관리의 '빛과 그림자'

조현숙 기자 chola@csnews.co.kr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더보기

극동건설 법정관리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기업인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모럴해저드 논란에서 시작해 법정관리인 선임을 둘러산 법원과 채권단의 의견충돌, 향후 구조조정 계획에 이르기까지 매듭이 잔뜩 꼬인 모습이다.


그 과정이 어떠했든 극동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일단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극동건설 임직원은 물론이고, 투자자와 기타 관계인들을 위해서는 다행이다.


하지만 그 소식에 마냥 반가워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극동건설에 목을 매고 살아가는 협력사들이다.


워크아웃은 금융회사와의 채무관계만 유예되지만, 법정관리는 금융기관, 채권단은 물론 하도급업체와의 거래대금 상환까지 모두 동결되기 때문이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져야 하는 극동건설은 법원에 책임을 넘기고 한시름을 놓은 반면, 하도급업체들은 법정관리 개시로 인해 받을 돈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형국이다.


극동건설의 경우 철강업계와 레미콘업계의 미수금만 각각 230억원,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기야 극동건설의 레미콘 협력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최근 극동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납품 대금 해결을 촉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레미콘업계는 생존권을 걸고 정부 관련부처 및 채권단 등에 이번 사태의 실상을 밝혀줄 것을 호소하고 생존을 위해 납품대금을 즉시 변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구제해줄 마땅한 법적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사채 급전까지 구해다 쓴 중소업체 들은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 앞에서 피눈물 흘리며 생존권을 요구했지만 당분간은 답없는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단 극동건설과 그 협력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정관리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맹점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장기불황으로 중견 건설사들이 연쇄도산을 겪으면서 하도급업체들이 수난을 겪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그중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들은 부도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의 법정관리가 계속되고 그 여파가 하도급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진다면 그 충격이 건설산업의 근간은 물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심하게 훼손시킬 수도 있다.


현재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20곳 이상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진행 중이고 부도 나 자진폐업을 겪는 건설업체가 3천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도급업체의 희생만 강요하는 법정관리제도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점점 더 불어날 것이다.


장기적으로 제도개선이 강구되어야 하겠지만 당장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법도 있다.


건설사와 법원이 하도급업체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사정은 크게 나아질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환기업의 경우 하도급 업체의 자금난을 우선 배려해 법원의 승인하에 회생채권 약 300억원을 조기변제한 바 있다. 협력업체와의 고통분담을 피하지 않겠다는 건설사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극동건설 사태가 당국과 금융권 등에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지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법정관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협력업체들의 고통에 눈길을 돌리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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