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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와 한게임, '사랑과 전쟁'은 아니다

김아름 기자 armijjang@csnews.co.kr 2013년 03월 12일 화요일 +더보기

한게임과 네이버가 13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다행히도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는 ‘막장 이혼’은 아니다. 서로 나름대로 계산이 선 ‘협의이혼’이다.

네이버는 셧다운제와 쿨링오프제로 대표되는 게임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별이 나쁘지 않다. 특히나 한게임이 고포류(고스톱, 포커 등 사행성 보드게임류) 게임을 주수입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네이버로 옮아오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어차피 분할 후에도 네이버는 한게임의 대주주로 남을 수 있다. 잃는 건 별로 없지만 얻는 것은 제법 큰 이별이다. 

다만 한게임의 입장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밖에서는 한게임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네이버라는 초거대 포털이 뒤를 봐 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한게임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0.685 대 0.315라는 분할 비율 역시 한게임에 과한 배분이라는 것이 주식시장의 평가다.

분할 발표 후 네이버는 주가가 상승하고 한게임은 하락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한게임이 적정가치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갖고 출발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이제 네이버의 보호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게임산업 규제와 사행성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이겨나가야 한다.

하지만 한게임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번 분할을 반기는 눈치다. NHN 2013 컨퍼런스콜에서 김상헌 대표가 밝힌 것처럼 현 NHN 이사회가 게임사업 확장에 적극적이지 않고 검색 포털인 네이버가 한게임에 줄 수 있는 시너지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게임 산업은 트렌드가 빠른 주기로 바뀌고 고객 반응이 민감한 ‘젊은 사업’이다. 따라서 게임 산업에서 조직의 보수화, 경직화는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게임이 온라인 게임계에서 해왔던 실수, 예를 들자면 워해머와 반지의 제왕, 몬스터헌터 등 굵직한 메이저 작품의 온라인화 실패 같은 일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조직 전반에 걸쳐 ‘게임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바일 게임이 매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해 왔던 고스톱/포커류의 매출을 잠깐이나마 따라잡았다는 사실 역시 한게임의 미래를 밝게 한다.

고포류 게임은 매출 기여도는 높지만 언제든 여론의 비난을 몰고 올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한게임이 같은 편인 메신저 ‘라인’뿐 아니라 ‘적군’인 카카오톡에도 게임을 내놓으며 모바일 게임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위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별을 통해 네이버는 이미지를 얻고 한게임은 추진력을 얻었다.


사실 분할 후에 네이버와 한게임이 완전히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이되 도울 수 있는 것은 서로 연계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한 쪽이 다른 쪽을 버리는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서로가 더 잘 되길 바라며’ 도장을 찍는 ‘아름다운 이별’이 될 것이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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