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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해외지점 스캔들은 '업보'?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2014년 05월 21일 수요일 +더보기

은행권이 해외지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바다 건너 미국 뉴욕에서 성추행 사실이 폭로됐다.

우리은행의 뉴욕지점 계약직 직원 2명은 사내 성추행을 폭로했다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서울 본사에 총 350만 달러(약 35억8천만 원)를 배상하라고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본사에서 파견된 주재원이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2명을 성추행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11월에 가진 회식에서는 성적인 폭력까지 가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주재원은 피해자들이 서울 본사에 성추행 사실을 알린 뒤에야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소환됐다.


그 이후 여직원들은 뉴욕지점 책임자가 일거리를 제대로 주지 않거나 전혀 다른 업무를 맡게 하는 등 보복으로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그것도 성추행과 부당해고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도쿄지점에서 600억 원대 부당 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전 도쿄지점장이 자살하는 사고도 있었다.


금감원의 도쿄지점 검사는 지난해 말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격 이뤄졌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우리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여타 은행들의 도쿄지점들도 부실 대출 사실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노출되기도 했다.

최근 대출규모가 크게 확대된 중국 등 다른 해외지점에서도 부실 또는 부당대출이 이뤄졌을지 심증을 굳히는 단서가 되고 있다.


최근 잇단 스캔들로 은행 해외지점이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너도 나도 '국내 최초'라며 해외진출에 나서며 금융한류를 이끌 것만 같았던 몇년 전과는 위상이 판이하다. 이대로 가다간 되레 한류를 퇴색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취임한 은행장들은 해외시장 진출 및 네트워크 확대라는 단골 화두를 내세웠다. 수장이 바뀌지 않은 은행들도 글로벌을 외쳤다.

업계 사람들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현지 은행과  거래하지 인지도가 낮은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이용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은행들이 해외지점을 늘리고 있지만 '속 빈 강정'처럼 부실은 커지고 정작 수익성은 하락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한정된 수익 구조로 인해 해외지점의 대출 리베이트 관행이 계속되고, 보상 차원의 해외근무로 인해 중앙에서 관리가 부실한 큼을 타 사건이 터진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실적압박에 두 발 뻗고 자기 힘든데 반해, 해외 파견업무는 자녀유학과 함께 소수의 고객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향이 있다.

자연스레 행내에선 해외 파견 자리를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해외 네트워크가 그저 듣기좋은 은행장의 구호나 직원들의 보상 도구로 이용되는 한 이같은 사건사고는 결코 끝나지 않는 '업보'로 돌아올 것이다 .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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