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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소비자 운동의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없을까?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2014년 08월 27일 수요일 +더보기
아이스버킷 챌린지로 지구 한 켠이 떠들썩하다.

이름 그대로 얼음물이 든 양동이를 뒤집어쓰는 이 운동은 2013년 시작된 차가운 물에 입수하는 방식의 암학회 기부 독려 캠페인 ‘콜드 워터 챌린지’에서 변형돼 루게릭 병의 고통을 알리고 기부를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우선 동영상을 통해 세 명의 사람을 지목한 후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10달러를 기부하든지 100달러를 미국 ALS 협회에 기부하면 된다. 지목받은 사람 역시 24시간 내 동일한 방식을 이행, 꼬리에 꼬리를 물어 참가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팀 쿡, 조지 부시 등 전 세계적 인사들부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레이디 가가, 메시, 호날두, 최민식, 유재석, 원빈 등 각계 각층의 유명인들이 줄지어 참여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론 논란도 적지 않다.

이 운동의 취지보다는 얼음물을 뒤집어 쓴 여자 연예인의 몸매 비교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원색적인 기사보도가 그렇고, 참여자들의 지나치게 밝은 모습을 두고 그저 유행하는 놀이문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거나 개인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얼음물을 맞으면서 루게릭병 환자들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느껴보자는 취지의 행사를 두고 “너무 경직돼 있다. 찬물을 맞고 좀 더 유연해지길 바란다”며 정치적 의사를 드러내는 모 정치인의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뭘 알기는 하는 건가 싶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또한 산재해 있는 국내의 많은 문제들을 두고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에 마구잡이로 휩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 역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참여의 동기가 무엇이었건, 과정상에 다소 삐걱거림이 있다손 쳐도 ‘기부’라는 문화가 이렇게 급물살을 타고 퍼져나가는 모습은 과히 놀랍다.

이제 기부라는 문화마저 마치 놀이의 한 형태처럼 접근하는 것이 현 시대의 변화라면 이제 우리도 ‘본질적인 뜻을 기리며 진중해야 한다’는 무게감을 조금 덜어내고 이 운동을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형태로 변형하고 접목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게 아닐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뭐든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낫다는 의미다.

기부라는 경험 역시 우선 어렵지 않게, 낯설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첫 걸음이 중요하다. 그 이후 의미를 되새기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나가면 되는 게다.

우리 모두 처음부터 모두 원숙하고 멋지게, 어떤 실수도 없이 할 수 있는 완벽한 인간일 수 없으니까 말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필자는 모든 것을 소비자 관련 일과 연결시키는 고약한 병(?)이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로 확인된 새로운 기부 문화의 파급력를 보면서 과연 이 운동을 어떤 소비자 문제와 접목하면 좋을까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돈이 없어 커피를 사먹지 못하는 노숙자나 불우한 이웃을 미리 돈을 내고 커피 사용권을 맡겨두는 ‘커피 기부 운동(서스펜디드 커피)’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명한 소비가 한 개인의 기부 활동에 그치지 않고, 나 아닌 우리가 함께 하는 '운동'으로 키울 수 있는 묘안이 팟~하고 떠올라주길 기대해 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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