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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객과 교사의 눈물속에 몸을 숨긴 학습지업체들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2016년 03월 25일 금요일 +더보기
소비자 민원의 한 가운데 서있다 보니 매번 각종 딜레마에 시달리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규정이라는 틀과 현실의 상황을 놓고 늘 규정 준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간혹 현실적 반영을 담지 못하는 형식적인 규정이 무슨 소용인가 싶어 가슴이 답답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학습지 중도해지 관련 내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유사한 딜레마의 벽에 부딪쳤다.

입회신청서에는 버젓이 ‘해지 신청 즉시 중도해지를 접수하고 잔여 학습비를 환불한다’고 기재해 두고 있으면서 현장 선생님을 통해서는 ‘매달 10일 이전에 미리 해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별도의 단서를 달아두고 익월 요금까지 청구하는 불합리한 운영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객센터마저 약관상 기재된 규정과는 무관한 현장의 규정을 안내하고 있었다.

대기업들의 잘못된 운영방식을 개선토록 하기 위해 시작된 취재는 정작 내용을 파고들수록 점점 가슴 답답한 상황으로 변해갔다.

매달 계획된 학생 수에 따라 미리 주 4회 가량 나눠져 나오는 교재를 구입해야 한다는 일선 학습지 교사들. 뒤늦게 중도 해지 접수를 받게 될 경우 미리 구입한 교재비는 개별사업자인 선생님의 부담이 되는 구조다.

이렇다보니 적지 않은 시간동안 서로 얼굴을 맞대고 아이 수업을 맡아준 선생님을 의식해 학부모들마저 부당한 해지 절차를 감수하고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다. 선생님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동안 정작 일선에서는  소비자와 선생님 개인들만 아옹다옹 갈등 속에 울고 있는 셈이다.

애초 계약 시 중도해지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건 원칙적인  지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첫 시작단계부터 끝날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란 쉽지 않다. 힘들게 안내를 했다고 해도 구두 상 설명은 며칠 후면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지기 마련이며, 그 내용이 약관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면 사실상 고지의무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계약서인 입회신청서에 현실적 상황을 반영한 명확한 규정이 기재되어야 하고 그 입회신청서를 통해 소비자가 사실을 확인하고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적 상황이 기존 규정의 잣대에 맞춰질 수 없는 거라면 그를 고민하고 반영하는 것 역시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기업이 해야 할 일이고, 그 안에서 일하는 있는 직원과 고객을 보호해야 할 의무 역시 기업에 있다.

하지만 정작 현실 속 기업은 대외적인 ‘올바른 규정’만 제시해 놓은 채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가 어떤 피해를 보던, 선생님들이 수익은커녕 물어내야 할 교재비로 경제적 부담에 허덕이던 상관없이 뒷짐만 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약관대로 운영 중이며 일부 상담원의 잘못된 안내와 현장에서 벌어지는 착오일 뿐”이라며 규정 안 울타리에 안전하게 숨은 채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합리한 딜레마에 갇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심해 봤다.

결국 변화와 개선이 답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완벽한 규정이 될 수 없다면, 변화하는 환경을 미처 반영하지 못한 규정이바뀌어야 한다. 약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 강자가 책임질 수 있는 정당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칼을 들이 댄다고 해도 과할 게 없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감시하고 책임을 묻을 수 있어야 한다.

지켜지지 않을, 인심좋기만 한 허울뿐인 규정은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많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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