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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신금리는 'LTE'급 인하, 대출금리는 '굼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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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신금리는 'LTE'급 인하, 대출금리는 '굼벵이'
대출금리 인하폭 수신금리의 절반에도 못미쳐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6.06.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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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신금리는 앞다퉈 인하하면서 대출금리는 찔끔 생색내기 인하에 그쳐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 우리, KEB하나은행을 포함한 대부분의 은행이  예·적금 수신금리를 평균 0.25%포인트 가량 인하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0.11%포인트 가량 떨어지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의 기준 금리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2년간 연 2.75%에서 1.50%로 1.20%포인트 떨어졌다.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1.2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6%에서 2.93%로 겨우 0.93%포인트 내리는데 그쳤다.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하 후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는 곧바로 적용되고, 대출금리는 느릿느릿 반영되는 기존의 패턴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 수신금리 인하 속도 'LTE급'

신한은행(행장 조용병) 대표예금인 '신한S드림 정기예금' 1년물은 1.30%에서 1.10%로 0.20%포인트 하락했다. MMDA 상품인 '수퍼저축예금'은 5천만 원 이상인 경우 0.45%에서 0.35%로 0.1%포인트 내렸다. 적립식 상품인 '주거래 우대적금'은 1년 만기 1.30%에서 1.05%로 0.25%포인트 하락했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지난 16일부터 거치식 예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0.2~0.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기간에 따라 연 0.9~1.4%였던 국민수퍼정기예금은 0.7%~1.2%로 0.2%포인트씩 낮췄다. 

영업점장 전결금리도 연 1.0~1.5%에서 0.8~1.3%로 인하했고, 연 0.6~1.0%였던 단위기간 금리연동형 상품도 0.4~0.8%로 낮췄다.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과 우리은행(행장 이광구)도 지난 13일 예대마진 감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적금 수신금리를 0.05~0.3%포인트 내렸다.

KEB하나은행의 대표예금인 '행복투게더정기예금(1년)'은 1.3%에서 1.1%로 0.2%포인트 내렸다.

'주거래정기예금(1년)'은 1.2%에서 1.1%로 0.1%포인트 인하했고 'e-플러스 정기예금(1년 이상)'은  각각1.55%(만기일시지급식), 1.45%(월이자지급식)에서 1.40%, 1.30%로  0.15%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도 거치·적립식·입출식 수신상품의 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의 대표상품인 '우리웰리치주거래예금'은 1.6%에서 1.4%로 0.2%포인트 인하됐고 키위정기예금도 0.1%포인트 인하됐다.

적립식상품인 '올포미적금'은 1.6~1.8%에서 1.35~1.55%로 0.25%포인트 하락했으며 '우리스마트폰적금'도 2.2%에서 2%로 0.2%포인트 내렸다. 입출식상품인 고단백 MMDA의 경우 3천만∼5천만원은 0.35%에서 0.3%로 0.05%포인트, 5천만원에서 1억원 이하는 0.15%포인트 내렸다.

수협은행(행장 이원태)도 최근 예금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사랑해 정기예금'(1년 기준)은 연 1.3%에서 1.2%로, '사랑해 나누리예금'도 연 1.7에서 1.6%로 각각 내렸다.

◆ 대출금리 인하 '찔끔'...가산금리 인상률 챙겨야

수신금리 대비 대출금리는 아주 소폭 떨어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3일  혼합형 고정금리 대출을 연 2.71∼4.01%로 지난주대비 0.11%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했다. 우리·국민·신한·KEB하나은행 등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의 속도 차이는 금리산정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등 수신금리는 특정 시장금리에 연동하지 않고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을 반영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ㆍ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연동돼 결정된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국내 9개 은행이 자금조달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해 산출한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금리인하를 결정한 6월분 코픽스가 내달 15일께 나오기 때문에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한달 가량 차이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또한 가산금리 반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인하돼도 소비자가 이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가산금리는 채권이나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위험가중 금리로 위험부담이 클수록 가산금리는 높아진다.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가 지난 15일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분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기준 KB국민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작년 6월 1.86%에서 올해 5월 1.69%로 0.17%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는 이 기간 1.12%에서 1.26%로 0.1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역시 기준금리가 1.98%에서 1.72%로 떨어어진 반면, 가산금리는 1.07%에서 1.27%로 올랐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은 기준금리가 작년 6월 2.04%에서 올해 5월 1.73%로 0.31%포인트 낮아졌는데, 가산금리는 1.01%에서 1.38%로 0.3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도 가산금리가 각각 0.24%포인트, 0.02%포인트 늘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악재가 산적해 있어 현실적으로 대출금리를 수신금리 인하수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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