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실버보험은 가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만기 시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이다. 또한 고령 소비자 대상 상품이지만 연령 제한이 있어 일정 연령 이상이면 가입 또는 갱신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탁 모(여)씨는 얼마 전 어머니 심 모(여)씨의 보험계약 갱신통지서를 보고 황당했다. 올해 만 84세가 되는 심 씨가 '가입연령제한'에 걸려 보험계약 갱신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갱신이 안돼 해지절차를 밟던 탁 씨는 해당 보험이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어머니 심 씨 역시 가입 당시 순수보장형이라는 것을 몰랐다며 만기까지 2개월 남은 현재 해지를 시키면 해지환급금이 6만 원 정도 나와 당황스러웠다.
탁 씨는 "광고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하면 보장해준다는 내용이 나와 어머니가 가입하셨는데 갱신도 못하고 빈손이 됐다"며 "세상물정 어두운 노인들이 많은 약관을 다 들여다볼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보험사 측은 일단 해당 상품이 '비갱신형'이고 순수보장형 상품이기 때문이 만기시 환급금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업체 관계자는 "비갱신형 상품이기 때문에 5년 계약 종료 후 재가입을 하는 사례로 보인다"며 "가입 제한연령인 만 83세를 넘어 재가입이 불가능하고 순수보장형이기 때문에 만기환급금은 없다"고 전했다. 만약 갱신형 상품이더라도 결과는 동일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탁 씨의 어머니 심 씨가 가입한 상품은 무배당 실버보험으로 만기가 되면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형이다. 특히 실버보험은 기존 상품 가입이 어려운 고령이면서 질병을 보유하고 있는 노인들이 주 대상이다. 무담보, 무심사라는 점에서 가입 허들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장내용이 사망보험금 외에는 없는 경우도 있다.
사망보험금 역시 대개 1~2천만 원 수준으로 통상적인 장례비용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순수보장형 사망보험이라서 만기까지 피보험자가 생존해있다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최근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한 점을 들어 현실성을 감안해 실버 보험의 가입 가능 연령대를 높이는 등 보장성을 높여야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도 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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