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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식품 못 믿어?..업계 '백수오' 그림자 지우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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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식품 못 믿어?..업계 '백수오' 그림자 지우기 올인
서면 심사 벗어나 미스터리 쇼퍼로 현장 확인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04.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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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영천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4월 초 홈쇼핑에서 100% 국내산 콩으로 만든 메주를 구입해 간장과 된장을 만들다가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어머니 대부터 50년 동안 직접 장을 담갔던 터라 장맛은 잘 안다고 자부할 정도였는데 쓴맛과 함께 혀가 아린 맛이 났던 것. 50년 동안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던 터라 이 씨는 원재료인 메주의 품질을 의심하게 됐다. 이 씨는 “100% 우리콩으로 자연 발효해 만든 메주라고 광고했는데, 화학첨가물이 없는지 천일염은 국내산이 맞는지 검증이 됐느냐”며 “홈쇼핑에서 허위‧과대광고하는 게 아닌지 믿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식품에 대해 품질 의혹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014년 백수오 파동을 비롯해 중국산 굴비 등 식품 문제가 계속 터지면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더욱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중순경에는 홈쇼핑에서 판매된 국내산 굴비에 ‘중국산’이 섞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100% 국내산 굴비, 1년 이상 묵힌 천일염을 가공해 자연건조 방식인 해풍으로 말렸다는 홈쇼핑 광고를 믿고 총 16만 명이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에서는 거짓으로 기재된 수산물수매확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해풍을 말린다는 가공방법 등도 검수하지 않은 채 제품을 납품받은 셈이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대부분의 홈쇼핑업체들은 식품 분야에 별도의 품질관리팀을 구성해 까다롭게 제품 검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산지나 위생 등을 서면으로 심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장이나 생산현장을 직접 찾아가 확인하고 미스테리 쇼퍼 제도를 통해 끝까지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것.

CJ오쇼핑의 경우 올해 2월 말 미국 식품 컨설팅사(NSF)와 MOU를 체결하고 식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품질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역시 ‘한국유전자정보센터’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품질 검사 의뢰를 20여 곳으로 늘리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식품 판매 비중이 높은 NS홈쇼핑도 TV홈쇼핑을 전담하는 품질관리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정부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게 구성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영홈쇼핑도 품질관리팀을 구성해 현장 방문하고, 소비자들에게 최종 배송되는 상품 구성이 방송과 동일한지 확인한다고 전했다.

홈쇼핑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식품을 판매할 경우 제조사보다 홈쇼핑에서 받는 피해가 더 크다”며 “홈쇼핑 브랜드를 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 검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품 협력사에서 초도물량으로 서류 심사를 받아놓고 물건을 바꿔치기 하거나 서류를 조작하는 등 마음먹고 사기를 칠 때는 걸러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지만 홈쇼핑도 신뢰도가 떨어지고 판매물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다”며 “다양한 제도를 보완해 최대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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