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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오락가락’ 진술에 특검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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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오락가락’ 진술에 특검 곤혹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7.07.09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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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고자 특검 측이 제시한 핵심 증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진술 번복을 거듭하며 특검을 궁지에 빠뜨렸다. 오락가락 진술 탓에 방청객들은 실소를 연발했고, 재판부마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부장판사 김진동)가 7일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공판(2017고합194)을 속행한 가운데 김 전 차관이 출석해 진술을 이어갔다.

김 전 차관은 청와대나 최순실 등의 입김에 의해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정유라의 승마 지원 등을 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특검 측이 내세운 핵심 증인이다.

그러나 이날 많은 부분에서 “특검 조사에서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고 하거나 “허위 진술을 했다”고 실토해 조서 내용의 신빙성을 의심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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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 전 차관은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를 맡는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도 2014년 9월이라고 증언했다. 2014년 12월 또는 2015년 1월에 알았다던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최순실을 알게 된 시점도 기존 2014년 2월이 아닌 2013년 10월 말이라고 진술을 뒤집는 등 기본적인 사실 관계마저 오락가락하는 등 다수의 사실관계나 진술을 번복했다.

진술 번복과 허위진술 등에 대해 재판부 등이 문제를 제기하자 김 전 차관은 “거짓말한 게 맞다”면서도 “법정에서는 거짓말을 안 한다”고 되려 목소리를 높이며 방청객들의 탄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진동 부장판사도 “증인 말이 이해가 안 가는데 사실관계를 정리해보라”거나 “재판을 통해 파악한 바와 진술 내용이 너무 다르다”고 거듭 김 전 차관을 다그쳤다.

이 상황은 김 전 차관을 핵심 증인으로 내세운 특검 측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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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 전 차관의 특검 조서 내용은 삼성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가 상당수 포함돼있다. 그러나 재판부조차 김 전 차관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하는 상황이고, 재판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에서 증거 채택이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측은 “김 전 차관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형사 책임을 면하고자 삼성이 모든 것을 알고 최순실을 지원했다고 허위 진술을 거듭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왜곡이고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이에 대해 “수사 단계에서 일부 진술이 혼동될 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김 전 차관의 진술 번복을 둘러싼 특검과 삼성 측의 첨예한 입장 대립에 따라 다음날인 8일 오전 2시 30분까지 12시간 넘게 이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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