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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소주 당 함유량 콜라만큼 높지만 영양성분 '깜깜'...표기 안하나?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2018년 01월 11일 목요일 +더보기
# 전북 익산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주류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주, 맥주 등 국산 주류 대부분 주의사항, 알코올도수 등은 표시하고 있지만 영양성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찾는 과일소주는 달다고 알려져 있지만 당류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비교하기 어려웠다. 이 씨는 “새로 나온 제품의 경우 먹어보고서야 너무 달아 깜짝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무조건 적게 먹으라고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수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주류 제품이 영양성분을 표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국내 주세법,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기준 등에 따르면 주류는 영양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부터 당류저감종합게획을 발표하면서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주류는 제외돼 있다. 특히 과일맛 소주 등 기타주류 역시 2016년 초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고를 점점 늘려가고 있지만 영양성분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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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시한 주류 영양성분 표시 가이드라인.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월 맥주, 소주, 리큐르, 기타주류 등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주류의 열량은 상당히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과일맛 소주와 보드카의 평균 열량이 349kcal로 가장 많았고, 소주 343kcal, 기타주류 187kcal, 맥주 140kcal 등의 순이었다.

이중에서도 과일소주는 당류가 한 병에 30g이 넘게 들어있었다. 하이트진로 ‘자몽에이슬’은 32.4g,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17.6g, 무학 ‘좋은데이 석류’ 18.7g 등이었다. 100ml당으로 비교하면 당류 함유량이 가장 높은 자몽에이슬이 9g으로, 코카콜라(10.8g)와 비슷한 수준이다.

식약처에서는 지난해 6월 ‘주류 영양성분 표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표시를 권장하고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주류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정에 많은 ‘당류’가 포함돼 있고, 칼로리 역시 일반 음식과 달리 축적되지 않는 ‘공칼로리’라 오히려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여지가 있다”고 영양성분 표시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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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지오코리아의 영양성분표시.
국내에서는 디아지오가 유일하게 자사 주류 제품에 열량, 영양성분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디아지오는 자체적으로 주류 제품에 대한 정보를 표준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품정보표준(DCIS)에 따라 술 한 잔에 함유된 알코올 함량과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라벨에 표시하고 있다.

현재 주류의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는 없지만 미국, EU 등에서는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법제화를 하는 중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형 맥주 제조사를 중심으로 맥주병에 영양성분을 표시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대부분의 맥주에서 영양성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주류에 영양성분을 표시하는 의무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6월 주류 영양성분 표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표시를 권장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류에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한 나라는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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