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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구멍뚫린 소비자 규정

[구멍뚫린 소비자규정㉖] '특가' 항공권‧숙박권은 환불 사각지대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8년 09월 07일 금요일 +더보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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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흥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오는 10월에 출발하는 사이판행 비행기표를 제주항공에서 1월에 미리 예약 구매했다. 두 사람의 항공 운임으로 총 42만7000원을 결제했다. 최근 사정이 생겨서 항공권을 취소하려고 하자 위약금으로 총 24만 원이 청구됐다. 이 씨는 “출발일까지 100일도 더 남은 상황에서 위약금이 너무 과하지 않느냐”며 답답해 했다.

# 안산시 월피동에 사는 하 모(여)씨는 올해 1월 하얏트호텔 홈페이지에서 지난  8월15일~16일 1박2일 일정으로 룸을 예약했다. 예정된 날짜에 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돼 호텔 측에 변경을 문의했지만 특가상품이라 변경이나 취소, 환불, 양도 모두 불가능했다. 이 씨는 “29만 원짜리 상품인데 특가상품이란 이유로 교환, 양도도 안 된다니 당황스럽다”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 인천시 부개동에서 사는 정 모(여)씨는 지난 22일 아고다에서 호텔 예약을 했다가 당일 바로 취소했지만 결제액 70만 원을 날리게 생겼다. 정 씨가 예약한 상품이 ‘무료 취소’가 불가능한 최저가 상품이었던 것. 정 씨는 “아고다에서는 호텔 측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환불이 어렵다 하고 호텔에서는 아고다와 직접 이야기하라고 한다”라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항공권이나 숙박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의 경우 취소나 환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가 상품은 정상가로 구매할 때의 환불 규정을 적용받지 않다 보니 소비자 피해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특가로 거래할 때의 취소나 환불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9월 국내 7개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항공권 취소 수수료 약관을 점검했다. 취소시기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출발일 기준 91일 이전에는 취소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공정위는 특가 운임(취소 불가를 조건으로 70% 이상 할인 판매)은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국 특가 타이틀이 걸린 항공권과 숙박권을 구매 취소할 경우 전액 수수료로 내야 하거나 정상가보다 높은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주로 당일 취소 시에만 수수료 없이 처리가 되지만 서버 접속이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해도 구제할 방법은 없다.

항공사의 ‘특가’ 항공권 판매는 소비자가 환불 요청 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꼼수 영업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시선도 있다.

항공과 숙박의 경우에만 ‘특가’ 상품에 예외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온라인 거래에서는 할인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전자상거래법상 구매 후 14일 이내에는 반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6년 항공사 취소 수수료 약관을 점검했던 당시 "특가 항공권은 일정 부분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부분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보도 입장 외에는 추가적으로 밝힐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특가 항공권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에 대해 인지하거나 관련 내용을 조사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정보 공유를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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