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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 BMW 자발적 리콜, 형식적 조사 아닌 실효성 갖춘 정책 동반돼야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 csnews@csnews.co.kr 2018년 08월 22일 수요일 +더보기
BMW 코리아가 차량 화재 관련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20일부터 대규모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 이번 리콜 규모는 42개 디젤 차종 모두 10만 6천317대로,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리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같은 리콜조치는 BMW 코리아의 자체 결함진단에 의한 것이다. BMW 코리아는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는 것을 화재 원인으로 보고 있다. 독일 본사에서 EGR 부품을 항공편으로 공수하여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목표이다.

과연 그런가? 지난 1월 BMW 디젤차 첫 화재 이후 현재까지 공개된 화재사고만 40건에 달한다. 두 건은 BMW코리아로부터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EGR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GR쿨러 문제 이외에 '부품' 및 '엔진 설계' 결함과 '소프트웨어 오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으나 BMW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으며 자체 판단에 따른 리콜을 실시하는 것이다.

현실을 냉정히 들여다 보자. 우리나라에서 년간 발생하는 차량 화재사고는 5,000여건에 달한다. 이중 리콜조치를 완료하였거나 리콜중인 차량도 있다. BMW와 같이 주목받는 고급차종이 아닌 경우에는 차량화재가 발생해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국가기관 어느곳 하나에서도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체계조차 없다.

운행중인 차량에서의 화재는 운전자나 탑승자 뿐 아니라 차량 주변과 도시전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도시를 달리는 시한폭탄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여대가 화재를 일으킨 이제서야 지난 5일 국토부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민간조사단을 꾸리고 BMW 차량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 데 이어 민간전문가를 대폭 참여시키면서 20여명 규모로 확대하고 있다.

주목받는 사건이 터진 이후 그것도 한참이나 지나 기업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꾸려지는 조사단이라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들의 위협이나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동일한 차량에서 한두건이라도 심각한 위협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NTSB는 미국의 독립 수사기관이다. 육·해·공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통사고를 분석한다.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우버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죽인 사고를 조사하는 곳도 여기다.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전문기관이고 신뢰받는 기관이다.

우리는 어떤가? 교통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자동차 화재 등 사고 현장에서 직접 제작 결함을 조사하고 사고 차량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즉 독립적인 수사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은 더욱 뒤쳐져 있다. 그동안 소비자운동 진영에서 끊임없이 제기해 온 일명 레몬법이 내년 1월 1일에서야 발효된다. 레몬법에 의하면 신차 구입 후 1년 이내에 중대한 하자가 2회, 일반 하자가 3회 발생하고 수리한 이후에도 동일한 하자가 계속되거나 누적 수리 기간이 30일을 초과한 경우에 자동차 회사측에서 신차 교환이나 환불해줘야 한다.

그러나 레몬법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근간이 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나 결함의 원인을 밝힐 책임을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로 명확히 하는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바탕이 되지 않은 현 상태라면 레몬법은 유명무실한 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형 레몬법은 앞서 2년 전에도 도입이 발표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10월 발표한 ‘자동차 교환 및 환급 요건을 완화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은 자동차를 구매한 뒤 12개월 안에 중대 결함이 3회 이상(기존 4회), 일반 고장이 4번 이상 나타나면 신차로 교환받거나 환불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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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강제력이 없어 소비자가 교환이나 환불 조건을 충족해도 자동차회사의 합의가 없으면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통해 자동차안전·하자 심의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는 것 정도이다. 비약적으로 기술진보가 이루어지는 자동차에서 중대결함, 일반결함을 구분해 내고 사고의 원인을 판단해 배상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이같은 심의위원회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자동차보급대수가 2,000만대를 훌쩍 넘어서서 인구 2.5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우리나라가 진정한 자동차 강국이 되기위해서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자동차 소비자보호정책과 사고분석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소비자보호 없는 산업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사상누각이 될 뿐이다.

-주요 약력-

가톨릭대학교 간호학 전공
경희대 경영대학원
전) 소비자TV 부사장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
현) C&I 소비자연구소 대표
     소비자권익포럼 운영위원장
     한국의료기관평가인증원 비상임이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비상임감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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