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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필요한 리콜제① ] 가습기·라돈·생리대·BMW 사태 등 '무늬만' 리콜 언제까지?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8년 10월 04일 목요일 +더보기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에서 생명과 직결된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에 이어 라돈 침대 파동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BMW코리아 차량 화재 이슈까지 더해지며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제품 이상 여부를 떠나 이 모든 사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늑장 대응이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피해 제품군으로만 관심이 좁혀지는 것도 공통점이다.

BMW코리아가 화재가 발생한 자동차에 대한 리콜 계획을 발표한 시점은 올해만 이미 20여대가 불에 탔을 때다. 일부 차주들 사이에서는 2015년부터 유사한 화재 사고가 여럿 있었지만  BMW코리아가 차주 잘못이라며 적극 대처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 들어 30대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할 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운행 자제 권고뿐이었다.

2015년에는 아우디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이 터졌다. 지난해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포르쉐 등이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위·변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4월에는 아우디폭스바겐과 포르쉐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부도덕한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기업과 정부 감독기관들의 소비자 문제에 대한 대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수거 명령을 받은 대진침대는 늑장 리콜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지난 5월 1차 고소인만 2800명에 이른다. 라돈침대 수거도 지연돼 불만을 샀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사태 발생 세 달이 지난 아직까지도 매트리스 수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와 파주시 등 일부 지자체도 소극적인 행정으로 라돈측정기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대여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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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한 시민단체는 릴리안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식약처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그 후 4개월여가 지나 생리대 사태가 터지자 뒤늦게 품질 검사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살충제 달걀의 위해성 경고가 나왔는데 식약처는 이 때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전 국민에 달걀 공포를 야기했다.

살균제 사태도 다르지 않다. 카펫 항균제로 들여온 PHMG가 가습기 살균제로 둔갑한 건 2001년. 옥시는 PHMG을 쓰면서 흡입 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독물질이 소비자들의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가고 있었는데도 정부 차원의 역학 조사는 10년 뒤인 2011년에서야 시작됐다.

게다가 정부는 2014년 말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방향제·탈취제 제품에도 기준치 이상으로 다량 함유됐다는 환경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받았음에도 2년 가까이 방치해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소비자의 생명 등에 위해를 끼치거나 우려가 있는 제품 결함이 발견되면 사업자는 스스로 또는 정부의 명령에 따라 결함내용을 알리고 제품 전체를 수거하거나 파기 도는 교환·환급 하는 등의 리콜을 실시해야한다.

리콜제도가 버젓이 있음에도 문제가 컸던 것은 리콜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안이하고 늦은 대응으로 필요 이상의 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제조물책임법 제3조2항)가 도입됐다. 다만 배상액 규모가 최대 3배로 크지 않고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제한돼 반쪽짜리에 그친다. 실제로 이번 BMW 사태처럼 재산상 손해만 발생한 경우에는 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 6일 정부가 리콜 혁신안을 통해 제작사가 늑장 리콜을 할 경우 매출액의 1%였던 과징금을 3%로 높이기로 나선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제작사가 결함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아 손해를 입을 경우 배상액 한도를 현행 3배에서 5배 이상, 최대 10배까지도 늘리도록 했다.

다만 소비자단체 등이 꾸준히 요구해 왔던 집단소송제는 혁신안에 빠졌는데 기업 등이 리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방안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고의·악의성 있는 위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동일한 피해를 입은 다수에 대한 집단적 피해구제를 위해서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집당소송제와 같이 도입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해 승소하면 그 효력이 별도의 판결 없이도 동일한 피해자들에게 적용되는 제도를 말한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 소송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도입돼있지 않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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