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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탐사플러스

[공정위 소비자정책 진단⑤]新기술·서비스 못 따라가는 정보제공·교육시스템 문제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8년 12월 03일 월요일 +더보기
매년 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이다. '고객은 왕'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실생활에서 소비자는 보호 받지 못하는 약자로 방치돼 있기가 다반사다. 기업의 각성과 양심에만 매달려 소비자의 이익이 보호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변화와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의 소비자보호정책이 어떤 궤적을 따라가고 있는지, 앞으로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공정위는 올 초 제4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소비자중심의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소비가치를 주도하는 소비자를 양성하기 위해 공정위는 맞춤형 교육·정보제공 강화, 신기술·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역량제고 등을 중점 과제로 삼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소비자역량 강화는 공정위를 비롯해 한국소비자원, 교육부, 방통위, 문체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정부부처들이 정보를 맞춤형 교육과 정보제공을 통해 달성된다.

제4차산업혁명을 맞아 신기술과 신제품,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는 상황에서 교육과 정보제공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아니고 급격히 변화하는 소비트렌드를 제대로 담지 못해 정책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소비자 생활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 한 두 개만 살펴봐도 피해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카셰어링 명의도용 피해 확산에도 주의보 無, 대책마련도 늑장

김포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얼마 전 카쉐어링 업체 쏘카로부터 주행요금 16만 원을 청구 받았다. 이용한 적이 없었기에 황당한 마음에 사실을 확인해보니 만 17세인 딸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친구들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쏘카측의 허술한 본인 인증절차에 항의하했으나 ‘무인시스템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월 신용카드 발급에 문제가 있어 은행을 방문했다가 신용정보가 좋지 않아 재발급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사용한 적도 없는 카쉐어링 업체에 연체 내역이 조회된 탓이다. 사이버수사대 수사 결과 김 씨의 면허증은 도용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상에서도 ‘무면허 고등학생 아빠 명의로 카쉐어링에 뺑소니’, ‘어머니 명의로 카쉐어링, 청소년 무면허 난폭운전’ 등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성인 카셰어링 이용자가 돈을 받고 악의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아이디를 임대하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카셰어링 명의도용 문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지만 국토부가 10대 미성년자 불법이용 방지를 위해 ‘디바이스 인증’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다. 그나마도 도입을 위해선 제도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저해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넘어서야 한다.

올들어 공정위나 한국소비자원이 카셰어링 명의도용을 주의하라는 내용의 자료를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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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신서비스 피해 발생 시 구제 힘든데도 사전 정보제공 미흡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등장한 예약앱도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해외 호텔·항공예약앱은 결제확인 및 환불 시스템 등 약관이 업체에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어 소비자가 사용 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가들은 업체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결제확인 및 환불 시스템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부킹닷컴과 아고다는 소비자가 실수로 잘못 결제해도 자체 규정 운운하며 되돌려 주지 않는다.

호텔 등급과 이용시설이 안내와 다르다는 것을 항의해도 소비자는 까다로운 자체 규정 탓에 결제수수료를 내고서야 환불을 받을 수 있다. 환불받기까지 12주가 소요된다고 안내받은 소비자도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의 김 모(여)씨는 지난 3월 익스피디아에서 항공권을 69만5400원 에 예매하고 내역을 확인하던 중 시스템 오류로 상품이 잘 못 판매됐다며 결제취소 처리를 당했다. 문제는 시스템오류로 결제취소 처리된 69만 원의 비용 환불이 12주 소요된다고 안내된 것. 김 씨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정위가 불공정약관 시정권고 조치에 나섰지만 해외 업체들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이들에게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아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통사들이 미래 세대를 겨냥해 새롭게 출시한 키즈폰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규정이 명확히 언급돼 있지 않아 교환환불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업체들이 정한 키즈폰의 교환 환불 조건은 ‘품질보증기간 이내 동일부위 3회, 다른 부위 총 5회 고장 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키즈폰'에 대한 해결기준이 명시된 게 없다. 일반 스마트폰의 경우 교환·환급 기준을 ‘보증기간 이내에 동일하자 2회, 여러 부위 하자 4회’로 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고장으로 불편을 겪은 후 환불을 요구하게 되면서 알게 마련이다.

거제시에 사는 우 모(여)씨는 “키즈폰이 6개월 만에 4번이나 고장 났는데도 규정 때문에 환불 받지 못했다”며 “AS센터가 멀리 있어 택배로 수리가 진행돼 매번 10일씩 소요돼 불편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모든 제품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기는 사실상 힘들다.

공정위 관계자는 “매년 논의를 통해 품목을 추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제품에 대한 분쟁기준을 만들기는 힘들다”며 “약관이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약관심사청구를 통해 수정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피해예방 위한 정보 제공 중요...트렌드 반영한 교육도 필요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알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단체 전문가들은 소비자정책 전담기관이 필요하고 공정위의 소비자교육 계획이 변화하는 소비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관계자는 “공정위 차원에서 하는 소비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공정위가 전문적으로 교육을 하는 기관은 아니다보니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문제 해결을 위한 단속에 나서는 등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며 “소비자정책이 국토부, 방통위 등 각 부처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소비자문제를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별도의 전담기간을 마련해 교육과 정보제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SNS 사용이 늘어나는 등 소비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지만 공정위의 교육은 취약계층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 교육에 대한 큰 틀에서의 기본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인력 등의 문제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일일이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큰 틀에서 교육에 대한 방향성은 제대로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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