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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센터 1588등 대표번호로 통신비 소비자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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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객센터 1588등 대표번호로 통신비 소비자 전가
4대 은행 '080' 운영중이나 꼭꼭 숨겨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7.17 07: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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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 대부분이 1588 1599등 발신자 부담 유료 전화로 고객센터를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080 무료전화를 운영하는 곳 역시 홈페이지 전면에 번호를 노출시키지 않아 고객이 알기 어려운 형편이다.

16일 14개 시중은행의 전국 대표번호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KB국민은행(1588-9999), 우리은행(1588-5000), KEB하나은행 (1588-1111) 등 8개 은행이 1588 국번을 사용중이었다.

신한은행(1599-8000), IBK기업은행(1566-2566), 대구은행(1566-5050), NH농협은행(1661-3000), 광주은행 (1600-4000) 등은 다양한 국번을 발신자 부담 유료 상담전화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은행의 대표 전화번호가 발신자가 돈을 내는 유료전화인 셈이다.    

전국 대표번호.JPG

전국 대표번호란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로 상품 주문이나 상담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주로 1588·1599·1566 같은 국번을 사용하고 통신비는 발신자가 부담한다.

이 같은 전국 대표번호는 외우기 쉽고 대표성이 있는데다, 통화료를 발신자가 지불하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전혀 부담이 없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국 대표번호’ 상담 전화를 수차례 이용할 경우 통화료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금융상품 안내나 민원 상담 등 은행 업무 상담 전화 특성 상 통화 시간이 10~20분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대표번호는 휴대전화 이용 시 ‘부가음성통화’로 분류되면서 각 요금제별로 정해진 부가 음성통화 기본 제공량 만큼만 무료 통화가 가능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요금이 부과된다. 즉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요금제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음성무제한 서비스 혜택도 보지 못하는 셈이다.

080.JPG

다만 4대은행의 경우 일반 상담번호는 전국 대표번호로 안내하고 있지만 ‘업무처리 시 불편사항’ 등 민원 관련 상담 전화는 080 수신자 부담 번호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나머지 대다수 은행들이 고객의 불만이나 칭찬 접수에도 ‘전국 대표번호’를 사용하거나 이메일, 인터넷 게시판 접수를 통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별 무료 상담 번호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080-000-7900), 신한은행(080-023-0182), 우리은행(080-365-5000), KEB하나은행(080-023-2121) 등이다. 다만 이들 번호도 ‘고객 민원 상담’, ‘무료수신거부’ 등 일부 업무에만 사용이 국한돼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반 상담 전화는 발신자 부담이 맞다”면서 “단순한 문의 사항이나 상품 안내 등은 영업점이나 홈페이지 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담전화는 은행권 대부분 발신자 부담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당행의 경우 민원이나 고객의 소리, 불만 접수 등 일부 업무에 대해서는 080 수신자 부담으로 상담 번호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은행권 “고객센터 상담 전화 전액 무료? 비용 부담 커 사실상 불가능”

은행권이 고객센터 상담 전화번호를 발신자 부담인 전국 대표번호로 하는 이유는 통신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고객수가 많은 은행권의 경우 상담 전화를 수신자 부담으로 할 경우 발생하는 통신비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용 고객이 1000~2000만 명을 훌쩍 넘는 4대 은행을 예로 들면 하루에 접수되는 고객 상담 전화만 수 천건이 넘는다”면서 “모든 상담 전화를 수신자 부담으로 돌릴 경우에는 통신료가 굉장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결국 은행들이 막대한 통신비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은행들이 ‘전국 대표번호’를 일반 번호로만 바꿔도 소비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각 이동통신사들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일반 유선전화 회선에 대한 통화료는 무료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반면 부가 음성통화로 분류돼 필연적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전국 대표번호’ 대신 일반 유선전화로 번호를 변경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 발생 없이도 소비자의 통화료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국 대표번호를 일반 유선 전화번호로 바꾸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간단하고 쉬운 번호를 통해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일반 번호는 그 같은 장점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대표번호를 일시에 바꿀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바뀐 번호가 보이스피싱에 활용되거나 고객의 혼선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별도의 안내가 필요한데 그 같은 작업에 투여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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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막스 2019-08-08 10:25:01
진짜 문제는 고객이 지불한 통신비를 은행이 시설에 투자 하고 있다는 것. 즉 은행은 고객돈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죠

철수 2019-07-17 14:44:00
번호는 그대로 요금은 수신자부담으로 하면 되는것 아닌가?
힘없는 소비자만 봉
이게 언제부터의 문제인가 ?
은행뿐 아니라 모든 대기업들이 다 이렇게 운영하는걸 몰랐나?